[이런 병, 저런 병] ⑫잠든 상태에서 성행위하는 섹솜니아병

  • 등록 2024.11.14 20:17:09
크게보기

희귀 수면장애로 분류돼
성관계 하고도 기억 못 해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잠든 상태에서 성관계를 시도하거나 실제 성관계를 갖고도 잠에서 깨어나면 자신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는 병이 있다.

 

의학계에 보고된 ‘섹솜니아’(sexsomnia)라는 희귀 수면장애다.

 

성관계를 뜻하는 ‘섹스(sex)’와 잠을 의미하는 영어 어근 ‘솜니(somni)’를 합쳐 만든 단어다.

 

이 현상은 ‘델타 수면’이라 불리는 가장 깊은 수면 단계에서 발생한다. 인지기능은 깊게 잠들어 있으나, 몸은 활성화돼 있는 상태라고 보면 된다. 인지기능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았는데, 신체가 온갖 행위를 할 수 있다는 건 사실 매우 위험한 상태이기도 하다.

 

섹솜니아는 자신을 비롯한 가족, 주변 사람들에게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안겨줄 수 있다.  

섹솜니아 상태인 여성이 한밤중에 남편과 성관계를 하다가 의식이 돌아왔는데 본인은 기억이 없어 남편이 성관계를 강요했다며 고발한 사건이 미국에서 있었다.

 

또 남성의 경우 섹솜니아 상태에서 평소보다 폭력성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어 곁에서 자고 있던 상대방이 큰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섹솜니아 상태에서 반복적 자위를 했던 한 남성이 성기에 깊은 상처가 남아 몇 년 동안 정상적인 성행위를 하지 못했던 사례도 보고됐다.

 

 

영국 매체 ‘더 선’은 12일 이 병을 갖고 있는 영국의 한 50대 여성 사연을 보도했다.

 

이 여성의 남편은 “아내가 잠결에 다가와 껴안거나 성관계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며 “아내가 호텔에서 잘 때는 다른 사람의 침실에 가서 성행위를 요구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사랑을 나눈 후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섹솜니아는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 의학계는 유전적 요인이 일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다른 수면장애나 스트레스, 알코올과 같은 외부 요인과 관련 있을 수도 있다. 주로 남성에게 빈번하게 나타나는 수면 무호흡증이 신체를 깨워 섹솜니아로 이어질 수도 있다.

 

섹솜니아는 치료가 어렵지만, 고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주로 행동 치료와 약물 치료를 병행해 증상을 완화한다. 행동 치료는 인간의 수면 단계, 생생한 꿈과 섹솜니아 상태의 차이 등을 교육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은 섹솜니아 상태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교육을 통해 환자가 자기 상태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불안과 스트레스가 줄어 상태가 나아질 수 있다고 한다. 또 카페인이나 알코올 섭취를 줄이고, 일정한 수면 패턴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김기석 기자 healtheconews@gmail.com
Copyright @한국헬스경제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법인명 : (주)국가정책전략연구원 | 제호 : 한국헬스경제신문 | 대표 : 김혁 등록번호 : 서울,아54593 | 등록일 : 2022-12-07 | 발행인 : 김혁, 편집인 : 한기봉 주소: (04520) 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15(남강타워빌딩) 902호 | 전화번호: 02-3789-3712 Copyright @한국헬스경제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