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 이은직 하나로의료재단 원장(내분비내과 전문의)
갑상선 질환이란
갑상선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유난히 추위 혹은 더위를 많이 타거나, 식사량에 변화가 없는데도 갑자기 체중이 확 늘거나 감소한다면 갑상선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갑상선에 문 제가 생기면 그 영향은 우리 몸의 거의 모든 부분에 미칠 수 있다. 우리 몸의 에너지를 과잉 소모하거나(갑상선 기능 항진증), 에너지가 생산되지 않아 무기력해지는 증상(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발생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변화 를 체질이라고 여길 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나치기도 하는데, 방치할 경우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갑상선 기능 저하증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질환이다. 항진증은 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어 대사가 활발해지면서 땀이 많이 나고 더위를 심하게 느끼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식욕이 증가하여 식사량이 많은데도 체중 감소가 나타나고 심해지면 눈이 튀어나오는 안구 병증이 생기기도 한다.
반면 저하증은 호르몬이 적게 분비되어 대사가 원활하지 않아 피곤하고 무기력해질 뿐 아니라 몸도 붓는다. 항진증과 마찬가지로 월경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갑상선 기능 질환은 혈액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갑상선자극호르몬(TSH), 트리요오드티로닌(T3), 티록신(T4), 유리 티록신(free T4)의 호르몬 농도를 측정해 갑상선 기능 정상 여부를 측정한다. 요즘에는 건강검진 프로그램에 포 함된 경우가 많아 건강검진 중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도 잦다.
갑상선 기능 질환, 대표적인 원인은 자가면역성의 문제
만성 갑상선 기능 질환으로는 항진증을 유발하는 그레이브스병, 저하증을 유발하는 하시모토 갑상선염이 대표적이 다. 두 질환 모두 자기 몸에 대해 스스로 면역 반응이 일어나서 발생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갑상선이 망가져 호르몬을 제대로 분비하지 못해 저하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반면 그레이브스병은 갑상선을 자극하는 항체를 형성하여 갑상선 호르몬을 과도하게 분비하는 질환으로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유 발한다. 이러한 자가면역 질환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발생률이 높다.
또한 여성은 출산 후 산후 갑상선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산후 갑상선염은 임신 중 억제되었던 면역 현상이 출산 후 원래대로 회복하는 과정에서 자가면역 질환이 악화되면서 발생한다. 보통 염증이 생기면 갑상선이 망가져 호르몬이 혈액으로 유출되는데, 항진으로 시작하여 저하 시기를 거친 후 다시 회복되는 과정을 거친다. 보통 회복까지는 6개월 정도 걸리는데, 이 기간 동안 산모는 매우 힘든 상태에 놓이므로 갑상선 질환 기왕력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산모는 갑상선 기능을 검사해 볼 필요가 있다.
‘방치’는 금물, 적절한 ‘치료’ 필요
갑상선 질환은 방치하면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그레이브스병으로 인한 항진증 초기 치료에는 흔히 항갑상선제를 이용한다. 항진이 심하고 약물을 투여해도 치료가 되지 않으면 방사선 요오드 치료, 갑상선 을 제거하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저하증은 부족한 갑상선 호르몬을 약으로 보충하는 치료를 한다. 간혹 갑상선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갑상선 호르몬의 원료인 요오드를 약으로 오인해 먹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굉장 히 위험할 수 있다. 과하게 요오드를 섭취하면 오히려 저하증이 발생하고 나중에는 항진증이 올 수 있다.
한국인은 일상에서 미역, 김, 다시마 등 요오드가 많이 함유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고 있으므로 추가적인 보충은 필요하지 않다. 갑상선 질환은 매우 흔하지만 대부분 적절한 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갈 수 있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심각한 합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이유 없이 피곤하거나 자꾸 체중이 감소한다면 방치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진단 및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또한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하여 호르몬 수치를 확인하면 갑상선 이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대처할 수 있다.
* 이 기고는 대한보건협회 <더행복한 건강생활>과 함께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