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역대급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저체온증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다. 아침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떨어진 강원 지역에서는 9일 길거리에서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저체온증은 중심 체온(심부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인체의 열 생산이 감소되거나 열 소실이 증가될 때, 또는 두 가지가 복합적으로 발생할 때 초래된다. 갑자기 생기거나 점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체온이 정상보다 낮아지면 혈액 순환과 호흡, 신경계의 기능이 느려진다. 추운 환경에 노출되면 인체는 정상적으로 떨림과 근육 긴장, 대사량 증가 등을 통해 체온을 유지한다.
체온이 더 내려가면 떨림 증상이 멈추고 근경직이 나타나 신체 움직임이 둔해지고 말이 어눌해진다. 기억력과 판단력이 저하되며 심하면 의식을 잃기도 한다. 35도 미만의 체온 상태가 이어지면 심장·뇌·폐 등 중요 장기의 기능이 저하돼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다.
특히 조심해야 할 대상은 고령자다. 몸은 추위에 노출되면 말초 혈관을 수축해 열 손실을 줄이고 몸을 떨게 만들어 체온을 올리려는 보상 반응을 일으킨다. 하지만 고령자의 경우 자율신경계와 혈관 방어 기전이 저하돼 보상 반응이 낮다. 심뇌혈관 질환이나 고혈압, 당뇨병 환자 등 한파에 취약한 민감 군도 마찬가지다.

저체온증 예방을 위해서는 외출 전에 날씨 정보와 함께 체감 온도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내복도 착용하는 게 좋다. 내복은 약 2.4도의 보온 효과가 있으니 부드럽고 흡수성이 좋은 소재로 입는다.
머리와 목은 신체 부위 중 열이 가장 빨리 빠져나가는 만큼 목도리·마스크·모자 등으로 보온한다. 손과 발 역시 장갑과 방한화로 감싸준다.
실내 온습도 관리에도 유의해야 한다. 적정 온도는 18~20도, 습도는 40~60% 수준이다. 열이 빠져나가는 일을 막기 위해 카펫이나 러그를 깔고 창문 틈새로 냉기가 유입되지 않게 단열재를 부착한다. 두꺼운 커튼을 걸어놔도 요긴하다.
만약 저체온증 환자를 발견했다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환자를 따뜻한 장소로 옮긴다. 옷이 젖었다면 벗기고 담요 등으로 몸을 감싸준다. 의식이 있다면 따뜻한 음료나 초콜릿을 주되 의식이 없는 경우 질식의 위험이 있으므로 음식을 주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