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독 증가세...실명 위기까지…20·30대에 많아

  • 등록 2025.02.20 15:3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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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독성 포도막염’ 환자 9년 만에 8.7배 증가
미국은 실명 환자의 약 10%가 포도막염
지난해 전체 매독 환자 2786명...10년 전보다 2.7배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매독은 트레포네마 팔리덤(Treponema pallidum)이라는 병원균 감염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로 성 접촉으로 전파되지만 임신 중 태아에게로 직접 옮겨가는 수직 감염, 혈액을 통한 감염으로 걸리는 경우도 있다.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매독은 20세기 중반 페니실린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환자 수가 급격히 줄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매독 환자는 다시 증가세를 보인다. 4급 감염병으로 표본감시 대상이었던 매독은 지난해부터 3급 감염병으로 상향 조정돼 전수감시 대상이 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매독 환자는 2786명이다. 이는 매독 신고 체계가 가동된 이후 최대치로, 10년 전인 2014년의 1015명보다 2.7배 늘어난 것이다. 최근 일본과 미국 등에서도 매독이 급증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보통 매독은 1기, 2기, 3기로 나뉜다. 마지막 단계인 3기가 되면 매독균은 내부 장기와 중추신경계, 눈, 심장, 간, 뼈 등을 침범해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3기 매독은 감염이 시작된 후 10~30년이 지나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매독 합병증 때문에 실명 위기에 놓인 사례가 늘고 있다.

 

국제학술지 ‘성감염병’(Sexually transmitted infections) 최신호는 강북삼성병원 안과 송수정 교수, 창원삼성병원 안과 김은아 교수, 한양대 의예과 류수락 교수 공동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연구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매독 환자 빅데이터(44만8085명)를 분석한 결과 1.4%에서 매독균 감염으로 눈에 합병증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흔한 합병증은 포도막염으로, 2010년 10만 명당 0.18명이던 환자 수가 2019년에는 1.58명으로 9년 만에 8.7배나 늘었다. 포도막염은 눈을 감싼 조직 중 포도막 조직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포도막에 염증이 생기면 주변 망막, 공막, 각막, 유리체 등이 함께 손상되고 백내장, 녹내장은 물론 심하면 실명까지 초래할 수 있다.

 

미국은 실명 환자의 약 10%가 포도막염에 해당한다. 특히 포도막염은 활발히 경제활동을 할 젊은 나이에 주로 발병하기 때문에 사회경제적인 문제도 상당하다.

 

이번 연구에서도 30대 남성(남성 매독 환자 중 21.2%)과 20대 여성(여성 매독 환자 중 18.2%)의 포도막염 감염이 두드러졌다. 강북삼성병원 안과 송수정 교수는 “매독은 성 매개 감염병으로만 알려졌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눈의 모든 부위를 침범해 심각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이 중에서도 매독성 포도막염은 심할 경우 실명 위험이 높은 만큼 조기 발견과 감염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건수 기자 healtheco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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