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좋은 연애를 위해서는 먼저 나를 알아야 합니다. 가치관, 신념,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삶의 목표 등 나에 대해 잘 알면 다른 사람과도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어요. 그리고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존중하고 신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충분한 소통이 뒷받침되어야 하지요.”
“사회적 통념과 상식은 대부분 그 사회에서 주류인 사람들을 기준으로 만들어져요. 그러다 보니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게 상식이지.’ 혹은 ‘당연한 거 아냐?’ 싶은 일도 그게 정말 모든 사람에게 당연한 것인지, 누군가를 배제하고 있지는 않은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어요.”
청소년성폭력상담소 탁틴내일의 이현숙 대표가 내놓은 신간 ‘손 잡아도 될까?’에 나오는 말이다.
이 책의 부제는 ‘알 건 아는 10대들을 위한 성과 사랑’이다.
부제에서처럼 요즘 10대는 과거의 청소년과는 다르다. 연애를 하고 성관계를 갖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온라인과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10대들도 성에 대해 많은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 성(性)을 ‘관계 맺기’라는 측면에서 말해주는 것들은 별로 많지 않다.
저자는 전통적 성교육의 주제인 2차 성징, 성관계, 피임 등에서 한 발 나아가 바로 ‘관계맺기’에 초점을 두고 청소년의 성을 말한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을 표현하고, 친밀한 관계를 맺는 일은 우리 삶에서 나이를 떠나 떼어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그럼 청소년의 성은 어떻게 하면 안전하고 즐겁고 안전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우리의 성과 사랑이 편안함과 행복을 주는 원천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건강한 관계를 쌓기 위해서 나의 욕망과 마음을 들여다보고 다른 사람과 충분히 소통하는 방법을 차근차근 알려 준다.
SNS에서 만나는 성, 새로운 디지털 성폭력의 유형 등 요즘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들도 살펴보며 그 속에서 자신을 지키는 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N번방 사건이나 딥페이크 성범죄, 불법 촬영 등 안전한 일상을 위협하는 범죄들이 청소년에게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렇기에 가치관이 형성되는 청소년기에 성과 사랑에 대한 어렵지 않으면서도 올바른 교육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자신의 몸, 그리고 다른 사람과 특별하고 편안한 관계를 맺기 위해 지금 시대 청소년들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
저자 이현숙은 오랫동안 청소년 성 상담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교육부와 여성가족부에서 성평등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1998년 청소년성폭력상담소 탁틴내일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전국 최초로 청소년성문화센터와 성교육 버스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창비 출판, 1만3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