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을 겪고나서 위생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구강 청결제나 여성용 세정제, 항균 티슈, 항균 비누 등 다양한 청결제와 세정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런 제품은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고 세균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거라는 기대를 준다.
하지만 지나친 의존은 오히려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과하면 신체의 자연적인 방어 시스템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몸에 가장 큰 해를 줄 수 있는 것은 질 세정제라고 불리는 여성청결제다. 과거에는 냄새 제거, 생리 후 잔혈 제거, 성병 예방, 피임 등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나 현재는 의학적 효과가 미미하거나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물로만 세정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한다. 청결제를 사용하더라도 외음부 위주로 사용하고, 질 내부까지 세정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질 내부를 세척하는 질 세정제는 질 내부의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을 깨뜨려 질염, 세균성 질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잦은 사용은 질 자체의 자정 능력을 저하시키고 외부 세균에 대한 대응력을 떨어뜨린다.
또 자궁, 난관, 난소 등의 골반 장기에 염증을 일으키는 골반염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질 세정제를 사용하는 여성은 골반염 발병 위험이 최대 73%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잦은 질 세정제 사용은 임신 가능성을 낮추고, 자궁 외 임신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주 1회 이상 질 세정제 사용 시 자궁 외 임신 위험이 최대 76%까지 증가한다고 나왔다.
자궁경부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또 오히려 성병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고 질 세정 과정에서 세균이 자궁 내부로 이동하여 염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임신 중 질 세정제 사용은 위험하다. 유산, 조산, 저체중 출산아, 융모양막염 등의 산과적 합병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입안 청결을 위한 구강 청결제도 마찬가지다. 장기간 과하게 사용하면 입안의 정상 세균총이 무너진다. 그러면 곰팡이(칸디다) 감염 위험이 증가한다. 구강 청결제는 보조 수단일 뿐이다. 올바른 칫솔질을 대신하지 못한다. 가글은 칫솔질한 후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항균 비누와 손 소독제는 일반 비누와 비교했을 때 항균 효과가 특별히 뛰어나지 않다. 지속적으로 쓰면 피부 장벽이 약해져 감염에 취약해진다. 손을 씻을 때는 비누를 이용해 30초 이상 씻고 잘 건조하면 충분하다. 항균 비누는 병원 근무나 오염된 체액 접촉 등이 아니면 필요 없다.
청결제, 세정제 사용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구강 건강관리를 위해 사랑니를 발치한 후나 구강 내 염증이 있으면 항생제 성분이 포함된 구강 청결제를 의사의 지시에 따라 사용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