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우리 아이 영양관리, 어떻게 해야 할까

  • 등록 2025.07.06 09: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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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수입산 분유 고집할 필요 없어

한국헬스경제신문 | 임주희 연세대 의과대학,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생아분과 임상조교수

 

아기에게 최선의 영양을 공급하고 싶은 마음은 어느 부모나 같을 것이다. 모유 수유의 장점은 익히 알려졌으나, 최근 모자동실 감소와 여성의 사회 활동 증대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지원이 부족하고 모유 수유에 대한 지식이 충분하지 않아 모유 수유 비율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이다. 또한 기능별로 특화된 좋은 성분을 내세운 분유들이 시장에 나오고 있고, 넘쳐 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초보 부모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할지 어렵기만 하다.

 

수입산 분유가 무조건 좋은가

 

최근 통계에 따르면 국내 분유 판매액은 2024년 상반기에 매출이 25%이 상 줄어들었다(2023년 상반기 대비). 반대로 수입산 분유는 잇따른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조제분유 수입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국내 분유 시장을 크게 점유하고 있다. 합계 출산율은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가운데, 수입 분유의 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그런데 과연 국내산과 수입산에는 차이가 있을까? FDA에서는 국제 규격을 정해 분유에 필수적인 30종류 영양분이 들어 가도록 권고하고 있어 대부분의 분유가 이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국내 아기들의 신 체적 발달에 맞춘 국내 분유 기준과 비교 했을 때, 수입 분유의 경우 대체로 조지방, 비타민D, 철 등은 국내 기준보다 높지만 조단 백질, 비타민A, 비타민B6, 인, 칼슘 등은 국내 기준보다 낮 다. 또한 국산에는 프리바이오틱스, DHA 등 기능성 성분이 다양 하게 들어 있고, 제조 후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 유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꼭 수입산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분유 선택 기준은 몸무게일까, 월령일까

 

분유 회사들은 아기 성장 단계와 영양 필요성에 따라 단계별 제품을 내놓고 있다. 보통 개월 수로 이를 구분하고 있지만, 내 아 이가 너무 작거나 너무 빠르게 성장하는 경우 어떤 분유를 선택 해야 할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월령 및 몸무게 기준이 모두 충족되면 단계를 올리면 되는데, 몸무게가 제시 기준과 0.5kg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라면 월 령에 맞는 단계를 추천한다. 월령은 지났으나 몸무게가 충족되지 않았거나, 몸무게는 충족되었는데 월령이 채워지지 않은 경우에 는 전 단계 제품을 조금 더 수유하는 것을 권장한다.

 

자주 게우는 아기, 분유를 바꾸면 좋아질까

 

대부분의 가벼운 구토나 게움은 신생아 성장 단계에서 흔히 나 타나는 현상이므로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다. 몸무게가 정상 범위에 맞게 잘 증가하고 있다면 굳이 분유를 바꿀 필요는 없고, 소량씩 자주 먹이면서 트림을 잘 시키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분유가 아니라 모유를 먹이고 있다면 굳이 수유를 중단할 필요 는 없다. 그러나 하루에 2회 이상, 3주 이상 게우는 증상을 보인다 면, 역류 방지 기능이 있는 분유로 대체해 볼 수 있다. 이런 제품 은 옥수수 전분, 로커스트 콩 등에서 추출한 증점제와 말토덱스 트린이 포함되어 있어 일반 분유에 비해 걸쭉하다. 이처럼 점도가 높은 분유는 식도에서 천천히 이동하여 역류하는 것을 물리적으 로 줄이는 효과가 있다. 간혹 분유나 모유의 점도를 조절해 주는 점도제(시크너)를 쓰기도 하는데, 역류 방지 분유를 선택하는 것 이 더 안정적이다.

 

너무 보채는 아기, 분유를 바꾸면 좋아질까

 

흔히 ‘보챈다’고 표현하는 영아산통은 아기가 특별한 질병 없이 갑작스럽고 격렬하게 우는 증상을 말한다. 양육자에게는 큰 스트 레스일 수 있으나, 성장 부진이나 발열, 전신 질환이 없다면 분유 를 바꾸기보다는 잘 달래 주면서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다. 아기가 보채면, 흔히 배앓이 분유라고도 알려진 부분가수분해 분유를 시도해 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유당 함량이 적고, 단백질 을 작게 쪼갠 펩타이드 형태로 되어 있어 아기가 쉽게 소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보다 더 작게, 3킬로돌턴(kDa) 이하로 완전 가 수분해를 한 분유도 있다. 하지만 이 분유는 배앓이 완화보다는 우유 단백 알레르기에 더 효과적이다. 보채는 것만으로 우유 단백 알레르기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우유 단백 알레르기는 대개 두드러기와 같은 피부 증상으로 발현 되고, 소화기 증상은 약 3분의 1 정도에서만 발생하는데 역류, 구 토, 설사, 변비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있 다면 분유를 바꿔 먹이기 전에 알레르기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저체중이나 변비일 때 먹이는 분유

 

이른둥이는 체내 영양분을 충분히 저장하지 못한 상태에서 출 생하게 된다. 특히 단백질, 칼슘, 인 등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이들 성분을 많이 함유한 이른둥이용 분유를 원래 출산 예정일이었던 때까지 수유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른둥이가 아니라면 단백질과 열량이 높은 분유를 선택하는 정도로 충분하다. 분유량을 늘리기 어려운 경우에는, 열량 대비 영양소가 풍부한 고열량 성장 강화 분유로 대체하거나 이 분유를 일반 분유와 함 께 먹이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성장 부진의 원인 으로 다른 의학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전문의와 상담하여 확인해야 한다. 1주에 2번 미만으로 배변하는 경우에는 락토오스와 마그네슘 을 많이 함유한 분유나, 모유에서 발견되는 지방 구성과 유사한 베타팔미테이트를 함유한 분유로 대체해 보면 정상적인 배변 활 동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때도 분유 변경보다는 생활 습관이 나 식이 습관 개선이 우선이다.

 

유산균은 도움이 될까

 

최근에는 유산균 강화, 즉 균주의 수나 종류를 늘리거나, 생존 율을 높인 형태로 보완한 분유들도 출시되고 있다. 신생아 유산균 제품은 대부분 신생아 유익균으로 알려진 비피더스균과 락토바 실러스를 함유하고 있다. 이들은 위장관 건강과 아토피를 예방한 다고 알려져 있으며, 음식 관련 알레르기나 천식, 요로감염 및 영 아산통을 줄인다는 보고가 있다. 하지만 이는 치료약제가 아니라 건강기능식품의 범주에 속하는 제품으로 신생아 시기에는 면역 시스템이 아직 미성숙하고 장내 미생물 구성이 안정되지 않아, 과 하게 먹이거나 오랜 기간 먹이는 것은 좋지 않을 수 있으므로 반 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

 

신생아는 수유 단계에서 여러 가지 증상을 보이는데, 대부분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잘 달래 주면 조금씩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호전된다. 하지만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할 때도 있다. 기능성 분유를 선 택하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지만, 특정 증상을 완화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다양한 분유 제품이 시중에 나와 있고 정보도 많기 때문에, 각 제품의 효과와 적응증을 정확히 이해한 뒤 상황에 맞게 선택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인터넷 등의 정보를 취합해 아기에게 적용하기보다는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이 기고는 대한보건협회 <더행복한 건강생활>과 함께 제공됩니다.

이상혁 기자 healtheco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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