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안전하고 즐거운 해외여행을 위한 의약품 가이드

  • 등록 2025.07.24 08:3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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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비약 챙겨두면, 현지에서 약국 찾아 애매는 수고 덜어

 

한국헬스경제신문  |  이민지 서울대학교병원 약제부 임상약료파트장

 

설렘 가득한 해외여행은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지만, 낯선 곳에서 맞이하는 기후 변화, 시차, 위생 환경 차이 등은 여행자의 신체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건강하고 안전한 여행을 위해 떠나기 전, 나만의 '여행용 비상약'을 꼼꼼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 중의 기본, 상비약 챙기기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비상 상황에 대비한 상비약이다. 흔히 발생하는 증상에 대비한 약품들을 미리 챙겨 두면 현지에서 약국을 찾아 헤매는 수고를 덜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진통제 :  발열, 두통, 근육통 등에 효과적인 약이다. 소염진통제 계열(이 부프로펜, 나프록센 등)은 염증 완화 효과가 뛰어나며, 신장 기능이 약하거나 위장 장애가 있다면 해열진통제 계열(아세트아미노펜 등)을 선택한다. 두 가지 계열 약을 모두 준비하면 여러 상황에 대처 하기 쉽다.

 

•소화기계 약품 : 여행 중에는 평소와 다른 음식을 섭취하거나 물갈이 등으로 소화 불량, 설사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소화효소제나 위장관 운동조절제는 소화 불량 및 복부 팽만감에 유용하며, 설사약은 장 운동을 억제하여 증상을 완화시킨다. 특히 여행자 설사(Traveler's Diarrhea,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급성 설사 질환)의 위험이 높은 지역 방문 예정 시에는 의료 기관을 방문하여 항생제(시프로플록사신, 아지트로마이신 등)와 같은 전문 의약품을 미리 처방받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호흡기계 약품 : 기후 변화, 건조한 기내 환경, 대기 오염 등으로 인해 감기, 비염 등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종합감기약 외에 콧물약, 기침가래약 등 각 증상에 맞는 약을 준비한다.

 

•알레르기 약품 : 음식, 꽃가루, 벌레 물림 등으로 인한 알레르기 반응에 대비한다. 경구용 항히스타민제와 함께 가려움 및 발적 완화를 위한 스테로이드 연고를 준비하면 유용하다. 심한 알레르기 반응(아나필 락시스) 이력이 있다면 에피네프린 자가 주사기(젝스트펜)를 반드시 휴대하고 사용법을 숙지해야 한다.

 

•외용 약품 및 기타 : 가벼운 외상에 대비하여 상처 소독액(포비돈 스틱, 알코올 스왑), 멸균 거즈, 다양한 크기의 방수 밴드, 항생제 연고를 준비한다. 또한 벌레 물린 데 바르는 약, 자외선 차단제, 개인 위생을 위한 손 소독제 등도 준비해 두면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이 밖에 배, 버스 등 이동 수단에 따라 멀미를 할 수 있으므로, 붙이는 패치형이나 복용하는 약 등 자신에게 맞는 멀미약을 챙겨 가면 좋다.

 

만성 질환용 약품 및 특수 의약품의 관리 및 휴대

 

만성 질환을 앓고 있거나 특수한 전문 의약품을 복용 중인 경우, 여행 중 증상이 악화되거나 약물 복용에 차질이 생길 우려가 있다. 출발 전에 주치의와 충분히 상담하여 현재 복용 중인 약물 의 종류와 용법을 확인하고, 진단서나 처방전 역시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충분한 약품 확보 : 여행 기간 동안 필요한 약품의 복용분을 챙기는 것은 기본이고, 여행 일정 지연이나 분실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여분 의약을 준비한다. 현지에서 동일 성분의 약을 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장기 노선의 경우 비행기나 선박에서 약품을 복용해야 할 수도 있으므로 이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

 

•보관 조건 준수 및 유효 기간 확인 :  모든 약은 가능한 한 원래의 포장 상태로 보관하여 약품명, 성분, 유효 기간 등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고온 다습한 환경과 직사광선을 피해 보관하며, 인슐린처럼 냉장 보관이 필요한 약은 보냉 가방 등을 활용하여 적정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유효 기간이 경과한 약은 부작용 우려가 있으므로 절대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담당 의사와 상담 : 기저 질환자가 고산 지대나 열대 기후 지역, 또는 시차가 많이 나는 곳으로 여행을 갈 때에는 담당 의사와 함께 여행지 특성이 약품 복용 스케줄이나 질환 관리에 미칠 영향을 논의한다. 필요한 경우 용량 조정, 대체약 처방, 추가 백신 접종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정확한 서류 준비 : 영문으로 작성된 처방전과 의사 소견서도 미리 준비한다. 환자의 진단명, 약품명, 용량, 용법, 투여 경로는 물론이고, 해당 약품의 의학적 필요성이 기재되어 있어야 한다. 또한 담당 의사의 서명, 병원 직인, 연락처를 포함해 두어야 한다. 특히 인슐린, 자가 면역질환 치료제 같은 주사제 및 주사기 등 의료기기를 휴대하는 경우, 이에 대한 의사 소견서를 가지고 있어야 입출국 시 제한을 받지 않을 수 있다.

 

•특수 약품 규제 확인 : 수면제, 마약성 진통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중 일부 성분은 마약류(마약, 향정신성의약품)로 분류되어 반입 규제를 받을 수 있다. 사전 허가, 특별 서류 제출 등 복잡한 절차를 요구할 수 있으므로, 출발 전 해당 국가의 대사관 또는 보건 당국에 직접 문의하여 정확한 정보를 확인해 관련 절차를 미리 밟고, 서류 또한 준비해야 한다.

 

여행자 보험 및 현지 의료 시스템 활용

 

철저한 의약품 준비 외에 여행자 보험 가입 및 현지 의료 인프라 파악은 위급 상황 발생 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여행자 보험을 가입할 때는 해외 진료 관련 서비스가 포함된 보험을 선택하도록 한다. 추후 증빙을 위해 영수증 및 진단서 등 관련 서류 를 보관하고, 해외에서 연락할 수 있는 보험사 콜센터 전화번호도 미리 알아 두면 좋다.

 

•해외여행자 보험은 필수 : 의료비 지출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반드시 해외여행자 보험에 가입한다. 해외 의료비는 국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을 수 있으므로, 충분한 의료비 보장 한도와 더불어 응급 의료 이송 및  송환 서비스 포함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사고 발생 시 보험사에 신 속하게 연락하여 의료비 지불 승인 등 관련 절차를 숙지하고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현지 의료 인프라 파악 : 여행을 떠나기 전, 현지의 의료 상황을 미리 확인한다. 여행지 주변에 위치한 주요 병원과 약국의 위치 및 연락처를 파악해 두면, 예기치 않은 질병이나 사고 등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 특히 외국에서는 언어 장벽이나 의료 체계 차이로 대응이 쉽지 않을 수 있으므로 통역 지원 여부도 확인해 둔다.

 

해외여행 전 의약품 준비는 단순한 짐 싸기를 넘어선 중요한 건강 관리 과정이자,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잘 해결하기 위한 능동적인 대응이다. 개인의 건강 상태와 방문할 여행지의 특성을 면밀히 고려하여 의약품을 구성하도록 하자. 철저한 사전 준비는 예기치 못한 건강 문제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데 필수 요소임을 기억해야 한다.

 

* 이 기고는 대한보건협회 <더행복한 건강생활>과 함께 제공됩니다.

이상혁 기자 healtheco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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