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 장기기증에도 ‘성별 격차’…“기증은 女, 이식은 男”

  • 등록 2025.10.21 16: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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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65세 여성 생존 기증자, 남성의 거의 두 배
전체 수혜자 중 여성은 37.5%, 남성은 62.5%
사회·가족 내 여성에 대한 기증 압박 우려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생존 시 자기 간 일부나 신장 한쪽 등을 내주는 생체 장기이식의 경우 장기를 기증하는 사람은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증을 받는 수혜자는 남성이 훨씬 많았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 8월까지 생존 기증자는 1만 3552명이다. 뇌사자를 포함한 전체 장기기증자는 1만 5999명이다.

 

생존 기증자를 성별로 보면 남성이 6587명(48.6%), 여성이 6965명(51.4%)으로 여성 생존 기증자가 378명 많았다.

 

그런데 기혼자 비율이 높은 30대 중반 이후에서는 남녀 격차가 상당히 두드러졌다. 35~64세 기증자 중 여성 비율은 65.6%나 되고 남성은 34.4%였다. 여성이 남성의 거의 두 배에 가깝다

 

그러면 기증받은 수혜자의 성별은 어떨까.

 

그 반대다. 은 기간 장기 이식을 받은 수혜자 1만3552명 가운데 여성은 5078명(37.5%), 남성은 8,474명(62.5%)로 남성이 두 배까지는 아니어도 월등히 많았다. 이 가운데 여성 생존자의 기증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35-49세, 50-64세 구간에서는 남성 이식자는 2927명(511명+2416명)이나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신체 일부를 나누는 ‘장기 기증’과 ‘장기 이식’이라는 결정 뒤에 성별에 따른 사회적·문화적 책임의 불균형이 뚜렷하게 존재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즉, 생존자 장기 기증은 주로 가족 내에서 이뤄지는데 남성의 이식이 필요할 경우 여성들이 기증에 나서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의원은 “이런 현상은 사회·문화적 요인, 경제적 지위, 전통적인 성 역할 기대 등 복합적인 원인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장기이식은 숭고한 결정이지만, 성별 간 책임의 전가가 반복된다면 이는 새로운 불평등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료진은 기증자 결정 과정에서 “자발적 결정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하지만 정서적 압박이나 가부장적 가족관계에서의 무언의 강요는 애매한 영역으로 남아 있다.

 

김 의원은 “기증 의사의 자발성을 보장하고, 사회적 압박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여성이 기증을 많이 하는 현상에 대해 남성은 음주·흡연율과 고혈압·당뇨 등 기저질환 비율이 높아 기증 부적합 판정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또 남성이 생계를 책임지는 가정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도있다.

 

생체 장기기증은 건강한 성인(19세 이상)이 장기를 기증하는 것을 말한다. 간·췌장·췌도·폐 및 신장 2개 중 1개, 소장 등 일부 장기가 해당한다. 부부, 직계존비속, 형제자매, 4촌 이내의 친족뿐 아니라 타인도 선정할 수 있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KONOS) 승인이 이뤄져야 한다.

 

김기석 기자 healtheco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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