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완연한 봄기운이 느껴지는 요즘, 옷차림이 가벼워지고,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시기다. 하지만 요즘 같은 때에 심장은 오히려 가장 큰 부담을 받는다. 대표적인 게 바로 심근경색이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혈전(피떡)으로 막히면서 심장 근육이 충분한 산소를 받지 못해 괴사하는 질환이다.
이중 급성심근경색은 동맥경화반(혈관 벽에 쌓인 지방·콜레스테롤 덩어리)이 파열되면서 시작된다. 파열된 부위에서 괴사한 노폐물이 흘러나오면 우리 몸은 이를 막기 위해 혈액을 굳히는데, 이 과정에서 생긴 혈전(피떡)이 혈관을 완전히 막아 심장근육으로 가는 혈류를 차단하는 것이다.
심장 세포는 산소와 영양분 공급에 특히 예민해서 혈액 공급이 단 5분만 중단돼도 세포가 죽기 시작하고,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면 심정지로 이어진다.
그동안 심근경색은 추운 날씨로 혈관이 수축하는 겨울철 질환으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국내 연구팀이 2024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정보 빅데이터(2005~2014년)에 등록된 급성심근경색 환자 약 20만 명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JKMS’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심근경색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계절은 겨울철이 아닌 봄철이었다.
계절별로는 봄(63.1명), 겨울(61.3명), 가을(59.5명), 여름(57.1명) 순이었다.
봄철에 심근경색 환자가 많은 건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졌다가 낮에는 급격히 올라가는 일교차가 반복되는 탓이 크다.
이런 변화는 자율신경계 균형을 깨뜨리고 혈압 변동성을 키워 혈관에 부담을 준다. 여기에 겨우내 줄어들었던 활동량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심장에 가해지는 부하도 커진다.
낮 기온만 믿고 얇게 입고 외출했다가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관이 급격히 수축하면서 혈전 형성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계절이 바뀌는 틈에서 심혈관계가 적응하지 못하는 환절기 리스크가 작용하는 셈이다.
심근경색은 전형적인 신호를 보내는 경우가 많아 평소 증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 중앙 부분의 짓누르는듯한 통증(구역, 구토) ▲어깨·등·팔로 퍼지는 통증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약(니트로글리세린)에도 가라앉지 않는 통증 등이다. 이 중에서도 20분 이상 지속되는 흉통은 심근경색의 대표적인 경고 신호다.
협심증과의 구별도 필요하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은 동맥경화라는 공통 원인을 가지고 있지만, 양상은 다르다. 협심증은 혈관이 서서히 좁아지는 만성 질환이다. 운동이나 활동 중에 통증이 생겼다가 휴식을 취하면 수 분 내에 사라진다.
반면 심근경색은 혈전으로 혈관이 갑자기 막히는 급성 질환으로, 5∼10분 이상 안정을 취해도 통증이 지속된다. 이 경우 지체 없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급성심근경색 환자에게는 최대한 빠르게 혈전을 녹이는 혈전용해제를 쓰거나, 막힌 혈관을 빠르게 뚫어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심근경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매일 30분 이상 걷기 등의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만성질환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증상 발생 후 3시간 이내 병원에 도착해 90분 안에 막힌 혈관을 뚫어야 한다. 12시간이 지난 경우에는 심장 세포가 이미 괴사해 적극적인 치료를 해도 회복되는 정도가 미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