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소년범 논란’ 조진웅, 은퇴 선언…“모든 질책 겸허히 수용”

“지난 과오에 대한 책임이자 도리”
일부 주장, “소년 시절 범죄를 들춰 매장하는 것은 부적절”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연예매체의 폭로로 ‘소년범 논란’에 휩싸인 배우 조진웅이 하루 만에 은퇴를 발표했다.

 

조진웅은 6일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입장문을 내 “과거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나를 믿고 응원해준 모든 분들께 실망을 준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중단, 배우의 길에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 지난 과오에 관해 내가 져야 할 마땅한 책임이자 도리다. 앞으로 한 인간으로서 스스로 바로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5일 제보를 바탕으로 조진웅이 고등학교 시절 차량 절도 등 범죄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아 소년원에 갔었고, 고교 2학년 때인 1994년 특가법상 강도 강간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2003년 연극배우 시절엔 폭행 혐의로 벌금형 처분을 받았고 음주운전 경력도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소속사는 “배우에게 확인한 결과 미성년 시절 잘못했던 행동이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다만 성폭행 관련한 행위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부친 이름을 예명으로 사용한 부분은 과거를 감추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스스로 다짐하며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한 결심에서 비롯된 진심”이라고 해명했다.

 

조진웅은 부산 경성대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하고 연극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했다. 2004년 ‘말죽거리 잔혹사’로 영화계에 발을 들인 뒤 영화 ‘비열한 거리’(2006),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2012), ‘명량’(2014), ‘독전’(2018) 등에 출연했다. 2016년 드라마 ‘시그널’(tvN)에서 형사 역을 맡아 큰 사랑을 받았다.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내년 방영 예정인 ‘시그널’ 후속작 ‘두번째 시그널’의 방영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또 그가 내레이션(해설)을 맡은 SBS 스페셜 다큐 ‘범죄와의 전쟁’도 7일 방송 예정분부터 해설자를 교체해 재녹음했고, 이미 방송된 1부도 수정될 예정이다.

 

◇언론 폭로와 은퇴에 대한 비판

 

일각에선 소년법 목적이 교육과 교정을 통해 건전한 성장을 돕는 것임을 고려할 때 과거 소년보호처분 이력을 문제 삼아 비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인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청소년범죄에 대해서는 처벌을 하면서도, 교육과 개선의 가능성을 높여서 범죄의 길로 가지 않도록 한다. 이게 소년사법의 특징”이라며 “그 소년이 어두운 과거에 함몰되지 않고, 수십 년간 노력해 사회적 인정을 받는 수준까지 이른 것은 상찬받을 것이다. 지금도 어둠 속에 헤매는 청소년에게도 지극히 좋은 길잡이고 모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과거사를 끄집어내어 현재의 성가를 생매장시키려 든다면, 사회적으로 준엄한 비난을 받아야 할 대상은 그 연예인이 아니라 그 언론”이라고 주장했다.

 

청소년 쉼터를 운영 중인 송경용 신부는 “그 시절을 들춰내 오늘의 시점에서 판단하면 그 아이들은 크게 숨을 쉬어도 안 되고 살아 있어도 안 된다. 그래도 어린 시절 잘못에 대해 합당한 처벌을 받고 반성하면서 살아간다면 오히려 응원을 해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