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출산

임신중지권 계속 후퇴하는 미국

미 항소법원, 먹는 낙태약 원격 처방 및 우편배송 처방 금지 결정
제약사는 연방대법원에 효력 중지 요청
“2022년 판결 이후 가장 큰 충격”

한국헬스경제신문 유재민 기자 |

 

임신중지에 대한 미국 법원의 보수적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미 대법원은 2022년 6월 여성의 임신중지권을 보장한 역사적인 ‘로 대 웨이드’(1973년) 판결을 폐기하고 주 정부가 임신중지 금지법을 시행하도록 허용했었다.

 

이번에는 연방순회항소법원이 먹는 임신중지(낙태)약의 원격 처방과 우편 배송을 통한 유통을 막는 결정을 내렸다.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제5구역 연방순회항소법원은 1일 재판관 3명 만장일치로 먹는 임신중지약 미프진(성분명 미페프리스톤)을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병원 등 대면 진료로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가처분 명령을 내렸다.

 

 

이 명령은 루이지애나주는 물론 임신중지가 허용된 미 전역 내 모든 주에 영향을 미친다.

 

앞서 루이지애나주는 미 식품의약국(FDA)을 상대로 원격 진료와 우편을 통해 미프진을 처방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 FDA의 규정이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당초 미프진은 대면 처방만 가능했다. 하지만,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절차가 완화돼 2023년 이후 원격 처방과 우편 배송이 가능해졌다. 그러자 낙태 반대론자들은 낙태가 금지된 주에서도 합법적으로 낙태가 가능해졌다며 비판해왔다.

 

미국 내 대다수의 임신중지는 약물로 시행되며, 이 중 4분의 1은 원격을 통해 처방된다. 이 때문에 원격 처방과 우편 배송이 중단되면 당장 여성들의 낙태는 어려워진다.

 

미프진의 복제약을 만드는 제약사인 댄코 래버러토리스와 젠바이오프로는 2일 대법원에 해당 명령의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항고했다. 댄코 측은 대법원에 제출한 신청서에서 “연방 법원이 수년 전에 승인된 의약품의 판매를 즉시 중단시키거나, 유통 시스템을 제한한 적은 이전에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AP통신은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한 대법원 결정 이후 미국의 임신중지 정책에서 가장 큰 충격”이라고 보도했다.

 

우리나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낙태죄가 없어졌지만,  먹는 낙태약 도입은 미뤄지고 있다. 정부는 미프진 수입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