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영양

[건강한 밥상] <32>달걀의 난각번호는 무얼 말하나?

산란일자 4자리, 농장고유번호 5자리, 사육환경 1자리
사육환경 번호, 달걀 영양엔 별 차이 없어
유정란이 영양 많지 않아
산란일 기준 30일 전후로 소비 권장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한 해 동안 소비하는 달걀은 평균 278개다. 그만큼 달걀의 품질과 가격은 소비자 입장에선 민감할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계란의 껍질에는 2019년부터 10자리 난각번호가 차례로 새겨진다. 산란일자 4자리, 농장고유번호 5자리, 사육환경 1자리를 표기한 것이다.

 

끝자리에 새겨진 사육환경 번호는 숫자가 높을수록 닭의 사육환경이 열악하다는 걸 뜻한다. 자유 방사는 1번, 축사 내 방사는 2번, 개선된 케이지는 3번, 기존 케이지는 4번이다.

 

4번은 닭 한 마리가 차지할 수 있는 최소 면적이 0.05㎡로 A4 용지 한 장 정도 넓이에 불과하다. 개선된 케이지인 3번은 0.075㎡로 약간 더 넓다.

 

동물복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동물복지 인증 계란인 1번과 2번 계란을 골라서 먹을지도 모른다.

 

다만 사육환경은 계란의 영양성분에는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 사육업계나 학계의 정설이다. 사육장이 크면 그만큼 농장주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난각번호 1번과 2번 달걀의 가격이 비싼 것이다.

 

사육환경이 계란의 영양성분에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닭이 느끼는 스트레스 등 닭의 건강에는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가 있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정부는 축산법 시행령을 고쳐 사육 면적을 확대했고, 난각번호 4번 사육환경은 2027년 9월부터 사라진다.

 

◇어떤 계란이 좋을까?

 

가금업계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계란 중에서 특정 제품의 신선도가 특별히 우수하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본다.

 

대부분 업체가 유통과정에서 선도 관리를 하고 있고, 신선한 계란이라도 저장 기간이 길어지거나 보관 환경이 부적절하면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정란과 무정란도 영양 성분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가금업계에 따르면 가장 좋은 방법은 구매한 계란을 가능한 한 빨리 소비하는 것이다. 다만 난각번호 첫 4자리 산란일자만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계란은 냉장보관 시 산란일자 기준 30일~45일, 구매 기준 3주 이내에 소비하도록 권고된다.

 

◇유정란과 무정란, 영양과 맛 차이 없어

 

유정란(有精卵)은 암탉이 수탉과 교미한 뒤 낳은 달걀이다. 수정이 된 상태이지만 우리가 먹는 유정란은 대부분 냉장 보관되기 때문에 병아리로 자라지 않는다. 달걀 노른자에 작은 흰 점(배반)이 비교적 크게 보이는 경우가 많다.

 

시중에 판매되는 달걀 대부분은 무정란(無精卵)이다. 수탉 없이 암탉만 키워도 달걀은 낳는데, 이런 달걀이 무정란이다. 병아리가 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 생산 효율이 높아 대규모 양계장에서 주로 생산된다.

 

많은 사람들이 유정란이 더 건강하다고 생각하지만, 연구 결과를 보면 단백질, 지방, 비타민, 콜레스테롤 등의 영양성분은 유정란과 무정란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 영양보다는 닭의 사육환경, 사료, 신선도가 달걀 품질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

 

신선한 상태에서 비교하면 유정란과 무정란을 맛으로 구별하기 어렵다. 맛의 차이도 수정 여부보다는 사육환경과 신선도에 의해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