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일반

[호르몬의 비밀] ③혈당을 지키는 인슐린 이야기

한국헬스경제신문 유재민 기자 |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는 6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당뇨병 전 단계 인구까지 포함하면 성인 3명 중 1명 이상이 혈당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는 분석도 있다.

 

당뇨병은 왜 이렇게 빠르게 늘어날까.

 

그 중심에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있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혈액 속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이동시켜 에너지로 사용하도록 만든다.

 

자동차에 연료를 넣는 과정에 비유하면 이해하기 쉽다. 포도당이 연료라면 인슐린은 연료 주입구를 열어주는 열쇠다. 아무리 연료가 많아도 열쇠가 없으면 에너지를 사용할 수 없다.

 

건강한 사람은 식사 후 혈당이 올라가면 인슐린이 분비된다. 혈당이 정상 수준으로 내려가면 인슐린 분비도 줄어든다.

 

문제는 이 시스템이 망가질 때 발생한다. 제1형 당뇨병은 췌장이 인슐린을 거의 만들지 못하는 질환이다. 주로 소아와 청소년에게 발생하며 평생 인슐린 주사가 필요하다.

 

반면 대부분의 환자가 해당하는 제2형 당뇨병은 상황이 다르다. 초기에는 인슐린이 부족하지 않다. 오히려 정상인보다 많이 분비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세포가 인슐린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는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난다.

 

결국 췌장은 더 많은 인슐린을 만들어내기 위해 과로하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기능이 점차 떨어진다.

 

제2형 당뇨병이 중장년층뿐 아니라 젊은 세대에서도 증가하는 이유는 생활습관 변화와 관련이 깊다. 운동 부족, 비만, 과도한 당분 섭취, 불규칙한 생활, 만성 스트레스가 인슐린 저항성을 키운다.

 

특히 음료수와 디저트에 포함된 액상과당은 혈당을 빠르게 올린다. 반복적인 과당 섭취는 지방간과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는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목이 자주 마르고 소변이 많아지거나 체중이 감소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상당수 환자는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이 때문에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 치료를 미루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이 손상된다. 눈의 망막, 신장, 말초신경, 심장, 뇌혈관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실명, 만성신부전,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이 높아지는 이유다.

 

전문의들은 당뇨병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복부비만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사람은 정기적인 혈당 검사가 필요하다.

 

당뇨병은 완치보다 관리의 개념에 가깝다. 하지만 희망적인 점도 있다. 체중을 5~10%만 줄여도 인슐린 저항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규칙적인 걷기 운동만으로도 혈당 조절 능력이 향상된다.

 

최근에는 다양한 당뇨병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혈당 조절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까지 기대되고 있다.

 

결국 당뇨병은 혈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몸의 에너지 시스템을 지키는 인슐린이라

는 작은 호르몬이 보내는 경고 신호다.

 

인슐린을 이해하는 것은 당뇨병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며 건강한 노후를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