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흡연이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높인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금연 기간에 따라 발병 위험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국내 연구진이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금연 기간이 길수록 치매의 가장 흔한 유형인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단계적으로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경희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연구팀은 2002∼2023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토대로 성인 140만 3636명을 평균 10.5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건강검진에서 확인된 흡연 상태를 기준으로 참가자를 비흡연자, 지속 금연자, 현재 흡연자로 나눴다. 이중 일시적으로 담배를 끊었다가 다시 피웠거나, 흡연 상태가 불규칙한 사람은 지속 금연자에서 제외했다.
분석 결과 추적 기간에 모두 5만 8519명의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새롭게 발생했으며, 현재 흡연자의 알츠하이머병 위험은 비흡연자보다 24.6% 높았다.
금연 기간이 길어질수록 알츠하이머병 위험은 뚜렷하게 낮아졌다.
금연 기간이 2년 미만인 사람들의 알츠하이머병 위험은 현재 흡연자보다 10.1% 낮았다. 이어 2∼3년 금연군은 23.4%, 4∼5년 금연군은 17.6%, 6∼7년 금연군은 29.0% 위험이 각각 감소했다. 8년 이상 장기간 금연을 유지한 경우에는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41.8%나 낮아졌다.
특히 연구팀은 금연 직후부터 알츠하이머병 위험 감소 신호가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했다. 금연 기간이 2년 미만인 사람은 평생 비흡연자에 견줘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13.6% 높았지만, 현재 흡연자보다는 위험이 낮았다. 나아가 2년 이상 금연하자 그 위험 수준은 비흡연자에 근접하는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가 단순한 통계적 연관성을 넘어 흡연이 뇌에 미치는 생물학적 손상과 관련이 깊다고 분석했다.
담배를 끊은 직후부터 일부 뇌혈관 기능과 염증 반응이 회복되기 시작하지만, 흡연으로 누적된 신경퇴행성 손상이 충분히 완화되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금까지 나온 연구 결과를 보면 흡연은 체내 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만성 염증 반응을 유발하며, 뇌혈관 기능 저하와 혈액-뇌 장벽 손상을 일으킨다. 이런 변화는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병리인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과 타우 단백질 이상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은 발병 수십 년 전부터 병리 변화가 서서히 진행되는 질환이어서 금연 효과 역시 단기간보다는 장기간 유지될 때 더 크게 나타난다”며 “8년 이상 장기 금연군에서 가장 뚜렷한 위험 감소가 확인된 게 이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 및 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y) 최신호에 발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