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영양

[채소열전] ④ 마늘, 뛰어난 항산화로 각종 질병 예방

한국인이 가장 많이 소비
혈압 강하, 염증 진정, 항암, 콜레스테롤 저하
세계 10대 건강식품...최고의 자연항생제
구워 먹어도 효능에 큰 차이 없어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단군신화에서부터 등장하는 마늘은 한국인의 식생활과 떼어놓을 수 없는 식재료다. 약방에 감초가 있다면 주방에는 마늘이 있다. 21세기 초 세계를 강타한 ‘사스’가 한국인에게는 큰 피해를 주지 않은 것은 김치에 들어간 마늘 덕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한국인의 마늘 사랑은 1인당 약 6kg으로 전 세계에서 압도적인 소비량이다.

 

허준은 ‘동의보감’에서 마늘의 효능을 이렇게 설명했다.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매우며 독이 있다. 종기를 제거하고 풍습과 나쁜 기운을 없앤다. 냉과 풍증을 제거하고 비장을 튼튼하게 하며 위를 따뜻하게 한다. 토하고 설사하면서 근육이 뒤틀리는 것을 치료한다. 전염병을 예방하고 해충을 죽인다.”

 

마늘은 강한 냄새를 제외하고는 100가지 이로움이 있다고 하여 일해백리(一害百利)라고 도 불린다. 

 

미국 타임지는 2002년 마늘을 세계 10대 건강식품으로 선정했다. 그 자체로 먹어도 좋고 다양한 음식의 재료로 사용해도 좋은 최상의 웰빙 식품이라고 극찬했다.

 

미국암연구소(NCI)가 1992년에 발표한 ‘Designer food’(70세에 질병을 반으로 줄일 수 있는 식품 프로그램) 피라미드의 최상위에도 마늘이 위치하고 있다.

 

마늘이 정력이나 원기를 보강하는 강장제라는 것은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알려져 있다. 기원전 2500년 무렵 만들어진 이집트 쿠프 왕의 피라미드 벽면에 새겨져 있는 상형문자에는 피라미드 건설에 종사한 노동자들에게 마늘을 먹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왕의 무덤에 마늘을 넣었다.

 

중국 고대 의서(醫書)인 ‘본초강목’에는 마늘이 여러 질환에 효능이 있다고 써있고 ‘산농본초’는 마늘을 장기복용해도 몸에 해가 없는 상약으로 분류했다. 중국에서는 살균, 정장(整腸), 각기, 백일해, 폐결핵, 강장 등에 효과가 큰 것으로 전해오고 있다.

 

18세기 초 서구에서는 전염병을 막으려고 마늘즙을 마셨다는 기록이 있고 세계대전 동안에는 괴저병을 막기 위해 군인들에게 마늘을 지급했다.

 

마늘(garlic)은 중앙아시아가 원산인 백합과 중 가장 매운 식물이며,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 극동에서 많이 재배되지만 지금은 전 세계에 퍼져있다.

 

◇마늘 대표 성분은 알리신

 

마늘의 대표적 성분은 알린(allin)이라는 유황화합물이다. 알린 자체는 아무런 향이 없지만 마늘 조직이 상하는 순간 알린은 조직 안에 있던 알리나제라는 효소와 작용해 자기방어물질인 알리신(allicin)으로 변한다. 마늘이 매운맛과 독한 냄새를 풍기는 건 이 알리신 때문이다.

 

이밖에 마늘에는 탄수화물 20%, 단백질 3.3%, 지방 0.4%, 섬유질 0.92%, 회분 13.4%을 비롯해 비타민 B1, 비타민 B2, 비타민 C, 글루탐산, 칼슘, 철, 인, 아연, 셀레늄, 알리신 등 다양한 영양소가 함유돼 있다.

 

◇다양한 마늘 효능

 

1. 혈압 강하

 

마늘의 주요 성분인 알리신은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알리신은 혈관을 확장시켜 산화질소의 합성을 자극하고 혈압을 높이는 안지오텐신Ⅱ의 생성을 억제한다. 먼 옛날부터 자연적인 혈압 강하 치료제로 사용돼 왔다. 2020년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188~2,400mg의 마늘 분말 보충제, 마늘 추출물을 8~12주 섭취한 참가자의 혈압이 2.5mmHg에서 최대 11.2mmHg 감소했다. 이러한 혈압 감소는 특히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2. 항산화 작용으로 염증 진정 및 면역력 증진

 

대부분 질병은 염증에서 시작된다. 체내의 만성 염증은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 심장질환, 관절염, 기관지염 등과 깊은 관련이 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물질뿐만 아니라, 우리 몸속에도 각종 균이 있다. 염증에 대응하는 힘은 질병을 예방한다.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마늘은 우리 몸에서 활성산소가 일으키는 세포 변종에 대응해 세포가 이상증식하는 것을 막는다. 악성 종양 세포도 해당한다. 또한 노화로 인한 세포 손상에도 대응하고, 각종 균이 일으키는 감염에도 대응한다.

 

알리신 성분은 강력한 살균 및 항균 작용을 해 식중독균을 죽이고 위궤양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까지 죽인다. 타임지는 알리신이 페니실린보다 더 강한 항생제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매일 마늘을 먹는 사람은 감기에 걸릴 확률이 70% 감소했다는 연구도 있다.

 

3. 나쁜 콜레스테롤 저하

 

마늘에는 전체 콜레스테롤 수치와 ‘나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능이 있다. 하지만, ‘좋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에는 큰 영향이 없다. LDL 콜레스테롤은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동맥벽에 쌓여서 혈압 상승을 일으키고, 심장에 영향을 준다.

 

4. 항암 효능

많은 연구 결과가 마늘에 항암 효능이 있다는 것을 제시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와 영국 국가보건의료서비스(NHS)도 마늘에 항암 효능이 있다고 말했다. 마늘의 항산화 성분이 세포 손상을 막고 악성 종양 세포에 대응한다.

 

5. 노화성 뇌질환 예방

 

노화 역시 활성산소가 일으키는 것이다. 노화 현상 중 하나가 치매 같은 뇌질환이다. 활성산소가 뇌세포에 작용해서 일어나는 일인데, 마늘의 항산화 성분이 이에 대응할 수 있다.

 

6. 노폐물과 중금속 배출

 

유황의 효능 중 하나는 우리 몸에서 해독제로 작용하는 것이다. 독소와 폐기물 배출을 돕는 작용을 한다. 마늘에는 유황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노폐물과 중금속 배출을 돕고 아울러 간 건강에 기여한다.

 

7. 혈액 응고 감소

 

마늘은 혈액 응고를 감소시켜 동맥이 경화되고 좁아지는 것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동맥경화증은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는 혈전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혈액 응고와 관련된 질환이 걱정되면 마늘을 식단에 추가해야 한다.

 

8. 피부 트러블 효과

 

마늘에 백선, 완선, 무좀 같은 피부 질환에 대응하는 효능이 있다. 마늘 추출물이 포함된 젤을 발랐을 때 현저한 효능이 나타났다.

 

이 외에도 마늘에는 다양한 효능이 있다. 피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고, 뼈를 튼튼하게 할 수도 있다. 남성의 정력과 정자 활동을 높인다

 

◇마늘 섭취와 부작용

 

마늘은 대부분 사람에게 안전한 식품이다.

 

마늘을 먹을 땐 생마늘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특유의 맛과 향으로 인해 부담스럽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요리한 마늘도 효능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항산화 성분은 생마늘과 같거나 약간 높을 수도 있다.

 

생마늘을 먹기가 힘들면 마늘을 구워 먹어도 좋다. 마늘은 구워도 영양가의 변화가 거의 없으며 마늘 특유의 매운맛이 사라져 먹기에 훨씬 좋고 소화 및 흡수율도 높아진다.

 

WHO는 하루 적정 섭취량을 생마늘 한쪽이나 반쪽으로 제시했다.

 

마늘 냄새를 없애고 싶으면 우유를 천천히 마시거나 녹즙 또는 재스민차, 허브차를 약간 진하게 타서 마신다. 손가락 끝에 밴 마늘 냄새는 식초 몇 방울을 떨어뜨린 후 씻으면 없어진다.

 

마늘을 많이 먹으면 부작용도 있다. 입과 심지어 몸에서 냄새가 나고 속쓰림과 소화불량을 일으킬 수 있다. 사람에 따라서 알러지 반응이 있다. 혈압을 과도하게 낮출 수 있으니혈압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위장에 자극을 주므로 공복 상태에서 마늘을 복용하는 것은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