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료

[이런 병, 저런 병] ②여름철 미용상 괴로운 ‘소극성 속모증’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병명도 어려운 ‘소극성 속모증’(小棘性 束毛症, Trichostasis Spinulosa)이라는 피부질환이 있다. 특히 여름철에 잘 발생한다.

 

건강에 별다른 큰 위협을 주지는 않지만 외관상 보기가 안 좋아 일상생활에 큰 스트레스를 주고 대인관계를 기피하게 만든다.  정신적 압박감이 질환 자체보다 심한 병이어서 제때 바로 치료를 해줘야 한다.

 

소극성 소모증은 피부의 모공이 막혀 털이 피부 표면으로 자라나지 못하고 피부 속에 갇히거나 비정상적인 방향으로 자라는 것이다. 모공에 탈락되어야 할 연모(솜털)가 휴지기에 탈락되지 않아 여러 개 털이 모공에 누적되면서 모공을 막아 각질, 피지와 뭉쳐져 검게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주로 코에 흔하며, 얼굴과 등에도 생긴다.

 

우리 몸에 나는 모든 털은 생장기, 퇴행기, 휴지기의 3단계를 거친다. 휴지기 털이 몸에서 떨어져 나가면 모낭에서 새로운 털이 생성된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든 휴지기 털이 빠지지 않고 남아 있으면, 모낭에는 새로 생긴 털과 미처 빠지지 않은 털이 빼곡하게 차게 된다. 한 개의 모공에 최대 25개의 솜털이 뭉치기도 한다.

 

 

비슷한 부위에 검은 점이 딸기처럼 나타나는 ‘블랙헤드’와 헷갈리기 쉽다. 블랙헤드는 모공에 쌓인 피지가 산화되어 노폐물이 부착하면서 색깔이 검정색으로 변하는 것인데 반해 소극성 속모증은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솜털이 모공에 쌓여 블랙헤드 증상처럼 보이는 것이다.

 

​소극성 소모증은 ‘가시털 정체증’, ‘모발모공각화증’이라고도 불린다.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내분비 대사 이상, 만성신부전증, 먼지, 기름, 자외선과 열, 자극적 세안, 스테로이드 연고 오남용 등의 외부 요인이 관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은 피부확대경으로 진단을 한다. 털이 확실히 보이기에 진단하기 용이한 편이다. 블랙헤드가 잘 사라지지 않아도 이 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자가 진단을 할 때는 블랙헤드로 보이는 것을 조심히 짜서 피지를 고르게 펴보거나 확대했을 때 털이 여러가닥 보이는지로 확인한다.

 

치료는 약물과 물리적 치료가 있다. 약물적 치료는 화학적으로 녹이는 각질용해제를 사용한다. 잘 치료되지 않으면 핀셋으로 피부를 눌러 솜털을 제거하는 방법인데 오히려 모공이 넓어지고 흉이 질 수 있다. 비용은 1회당 10~30만 원 정도다.

 

가장 좋은 방법은 피부과에서 레이저 제모를 받는 방법이다. 기본적으로 털이 탈락되지 않는 증상이기에 레이저로 털 자체가 생기지 않도록 막는 게 근본적인 치료법이다. 털의 굵기 등에 따라 개인차가 있지만 여러 번 반복해서 받으면 영구적인 제모 효과를 볼 수 있다. 털과 함께 모공에 있던 블랙헤드까지 제거해야 더 큰 효과가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