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세계 파킨슨병의 날', 몸 떨림, 후각장애, 침 흘리기···

4월 11일은 ‘세계 파킨슨병의 날’
국내 환자 증가 추세, 13만 6000명
환자 90% 이상이 고령층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교황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 로널드 레이건(1911-2004) 전 미국 대통령,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의 공통점은 모두가 ‘파킨슨병’ 환자였다는 사실이다.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마지막 성화봉송 주자로 나온 알리가 온몸을 떨며 성화를 점화하는 감동적 장면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파킨슨병은 뇌에서 특정 신경전달 물질(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죽어가면서 몸이 떨리고 굳어가는 퇴행성 신경계 질환이다. 세계적으로 치매, 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뇌질환으로 꼽힌다. 65세 이상 인구 중 1~2% 정도가 파킨슨병 환자로 알려져 있다.

 

매년 4월 11일은 ‘세계 파킨슨병의 날’(World Parkinson’s Day)이다.

 

1817년에 파킨슨병을 최초로 학계에 보고한 영국 의사 제임스 파킨슨(1755-1824)을 기념하기 위해 그의 생일인 4월 11일이 ‘세계 파킨슨병의 날’로 제정됐다.

 

파킨슨병의 상징은 ‘레드 튤립’이다. 1981년 파킨슨병을 앓던 네덜란드의 원예사가 세계 장애인의 해를 맞아 자신이 품종 개량한 빨간색 튤립에 ‘Dr. James Parkinson’라고 이름 붙인 데서 유래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 수는 2018년 12만 977명에서 2022년 13만 6130명으로 12.5% 증가했다. 여성 환자의 비율이 남성보다 다소 높다. 60대 이상이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다.

 

◇파킨슨병 증상

 

파킨슨병의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환경적 요인, 유전적 요인, 노화, 단백질 처리 기능 이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도파민 세포가 소실되면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초기 증상은 인지 기능 저하, 기억력 감소, 배뇨 장애, 낮에 급격히 졸리는 현상, 수면장애, 잠꼬대, 후각장애, 침흘리기 등 노인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과 비슷해 조기 파악이 무척 어렵다.

 

목소리가 작아졌거나, 가만히 있을 때 손이나 다리를 떨거나, 걸음걸이와 자세가 변하고, 보행 속도가 느려지고, 얼굴이 무표정해지는 횟수가 빈번해진다면 파킨슨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파킨슨병 환자들은 일반인에 비해 치매 발생 위험이 최대 6배나 높다.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파킨슨병 발병률이 2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킨슨병 예방과 치료

 

 

일단 발병하면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병이 진행되는 속도를 늦추고 증상도 개선할 수 있으므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아직 도파민 신경세포를 다시 살려내거나 세포의 소실을 중단 또는 지연시키는 치료법은 없지만, 적절한 약물치료나 재활치료, 수술을 통해 어느 정도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다.

 

특히 발병 초기 정확한 진단을 통해 도파민계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면 일상생활의 문제를 줄일 수 있고, 떨림 증상이 사라지고, 보행도 자연스러워진다.

 

파킨슨병은 신경학적 진찰을 통해 증상 여부를 진단한다. 필요할 경우 뇌 자기공명영상(MRI)과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PET) 검사를 병행해 진단 정확도를 높인다.

 

동일한 증상이라도 환자마다 중증도와 약에 대한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별 맞춤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재활과 운동치료를 통해 굳어진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대사증후군인 당뇨, 고혈압, 이상 지질혈증 등을 꾸준히 관리하고 생선과 야채, 견과류 등으로 식단을 개선하고 일주일에 3회 이상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