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영양

여름철 별미 냉면, 육수를 다 마셔? 참아?

냉면 육수, 나트륨 하루 권장량 초과
비빔냉면은 물냉면의 절반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냉면의 계절이다. 장안의 유명한 평양냉면집 긴 줄은 기온과 비례한다. 평냉을 먹고 나면 속이 뻥 뚫리고 오장육부까지 시원하다. 냉면 마니아들은 메밀 사리를 다 먹고는 남은 국물을 한입에 들이키며 “아 시원해” 꼭 한 마디 한다.

 

냉면은 고명 외에 사리와 육수 두 가지로 이뤄진 단촐한 음식이다. 메밀이 주성분인 냉면사리는 칼로리가 적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메밀은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뿐만 아니라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돼 영양가가 높은 식재료다. 특히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인체에 필수적인 영양소를 공급해준다.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는 식이섬유와 미네랄인 칼슘, 철분, 인 등이 골고루 들어있다. 메밀에 함유된 루틴은 혈관을 강화해 혈압을 조절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도와준다.

 

오이, 무, 배 등 고명에도 칼륨이 풍부해 땀이 많이 날 때 좋다. 냉면에 들어가는 편육 한 점이나 별도로 시키는 제육의 영양도 우수하다.

 

하지만 문제는 육수다. 냉면 육수는 의외로 나트륨 함량이 상당히 높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외식영양성분 자료집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물냉면은 한 그릇 당 나트륨이 2618mg 정도다. 비빔냉면은 한 그릇 당 1664mg 정도다.

 

세계보건기구 하루 권장 나트륨 섭취량은 2000mg이다. 물냉면 한 그릇을 먹으면 하루 권장량을 초과하고, 비빔냉면은 한 그릇만 먹어도 하루 권장량의 절반을 넘어버린다. 여기에 식초, 겨자 등을 곁들이면 나트륨 섭취량은 더 많아진다.

 

집에서 먹는 포장 물냉면 1인분의 나트륨 함량도 하루 권장 섭취량에 육박하는 1800㎎ 정도부터 많은 건 심지어 3000㎎을 넘는다. 비빔냉면은 절반 정도다.

 

냉면 육수가 나트륨 함량이 높은 건 육수를 내기 위해 소고기 양지머리 등 여러 재료나 조미료를 넣고 오랜 시간 끓이기 때문이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위점막을 손상시킨다. 비만, 심혈관계 질환을 비롯한 여러 질환을 유발하고, 체내 칼슘 배출량을 늘려 골다공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냉면마니아들이 육수를 포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알고는 있어야 한다. 하루치 나트륨을 거의 다 섭취했거나 초과했으므로 다른 식사에서는 나트륨이 든 음식을 피하는 마음을 갖는 게 좋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라면 육수를 조금만 마시는 게 좋다.

 

냉면을 먹은 후에는 바로 양치를 하면 좋지 않다. 냉면에 넣는 식초는 산성 성분인데 입안도 산성화돼 치아 표면에 입혀진 얇은 막이 부식된다. 이때 물로 헹구지 않고 바로 양치를 하면 치약 속 연마제 성분이 반응해 치아가 부식될 위험이 있다. 그래서 냉면을 먹은 후에는 물로 입을 헹군 후에 30분이 지나서 양치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