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종합비타민제가 건강과 수명 연장에 도움 안돼”

미 국립암연구소 연구...“오히려 사망확률 더 높았다”
“비타민제 대신 식단에서 영양 찾아야”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종합비타민이나 각종 비타민제를 꼬박꼬박 챙겨 먹는 사람에게는 실망스런 소식이다. 질병관리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45% 정도가 비타민제를 먹는다고 한다.

 

미 국립 암 연구소(NCI)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종합 비타민제는 건강과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연구원들은 “수명 연장을 위해 종합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26일 게재됐다.

 

NCI의 에리카 로프트필드 박사팀은 20여 년간 누적된 미국 성인 약 4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조사 대상자의 중간 나이는 61.5세, 만성 질환 병력이 없는 대체로 건강한 사람들로 구성했다.

 

연구 기간 초기 참가자 39만여 명 중 약 16만 5000명이 사망했다. 그런데 매일 종합 비타민제를 먹은 사람들은 비타민을 먹지 않은 사람들보다 연구 기간 사망한 확률이 오히려 4% 높았다. 매일 종합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게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던 것이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종합비타민이 초래할 수 있는 해로움을 반영하거나, 사람들이 심각한 질병이 발생했을 때 종합 비타민제를 복용하기 시작하는 경향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타민·미네랄 같은 영양 보충제의 유행에 동참해 돈을 낭비하지 마시라”라고 덧붙였다.

 

논문과 함께 게재된 비평(논문 검토)의 공동 저자인 조지 워싱턴 대학교 의대 교수 닐 바나드 박사는 “비타민이 특정 경우에는 유용하다”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선원들은 비타민 C로 괴혈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바나드 박사는 “종합비타민제는 과대 광고되고 실제로는 효과가 적다”며 “중요한 점은 종합비타민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예방의학 전문가인 제이드 A.코번 박사는 ABC뉴스 인터뷰에서 “이 연구가 보여주는 것은 일반적으로 종합비타민이 여러분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많은 종합비타민제가 비싸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이 피할 수 있는 지출”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비타민을 포함해 필요한 영양 성분을 식단에서 섭취하라고 권고했다. 코번 박사는 “채소와 통곡물 또는 콩류 섭취를 늘리고, 붉은 고기 소비를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나드 박사 역시 종합비타민제 대신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한 음식은 광범위한 미량 영양소, 다량 영양소 및 섬유질을 제공하며, 포화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음식에서 얻기 어려운 중요 영양소는 보충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