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뷰티

‘소버 큐리어스’를 아시나요?

건강, 웰빙을 생각하는 음주 문화
저도수, 무알코올, 제로 슈거 주류 문화 정착돼 가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최근 음주 문화에서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라는 신조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술에 취하지 않은’ 의미의 ‘소버’(sober)와 ‘호기심이 강한’이란 뜻의 ‘큐리어스’(curious)를 합친 말로 의식적으로 술을 멀리 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20대인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세대)에서 두드러진 현상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음주 문화가 줄어든 것에 더해, 건강이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잡은 데 따른 것이다.

 

그렇다고 소버 큐리어스가 아예 술을 먹지 않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마시긴 해도 가벼운 저알코올이나 무알코올 주류, 제로 슈거 소주, 하이볼 같은 칵테일 주류를 찾아 마신다.

 

주류 업계는 이러한 트렌드를 의식해 이런 제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는데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롯데멤버스가 최근 전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주류 소비 트렌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중 71.6%는 제로 슈거 소주를 마신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9일 밝혔다. 그 이유로는 ‘칼로리가 낮아서’(40.4%), ‘건강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25.9%)라고 답했다.

 

 

또 응답자 중 76.4%는 무알코올 맥주를 마신 경험이 있었다. 롯데멤버스 거래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해 무알코올 맥주 판매량은 2020년보다 264% 증가했다.

 

음주 성향도 ‘취하려고 마신다’(36.4%)보다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만 마신다’는 응답(77.4%)이 많았다.

 

홈술족(집에서 술을 즐기는 사람)은 코로나 유행 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음주 장소는 집의 비중이 47.8%로 가장 높았고 식당 23.6%, 술집 18.2% 순이었다.

 

인기 주류를 보면 하이볼을 꼽은 비중이 25.6%로 가장 높았다.

 

롯데멤버스는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문화가 확산하면서 음주 문화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제로 슈거’ 소주 과연 다를까?

 

지난 5월 한국소비자원은 일반 소주와 제로 슈거 소주의 열량, 당류 차이를 분석해 발표했다. 결론은 생각과 달리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다는 것이다.

 

시중에서 판매 중인 5개 제로 슈거 소주를 검사했는데 제로 슈거 소주에서는 표시대로 당류가 검출되지 않았다.

 

다만, 일반 소주도 당류가 100mL당 평균 0.12g으로 낮아 제로 슈거 소주로 표시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한 표시 기준에 따르면 식품 100mL당 열량이 4㎉ 미만이면 무열량, 100g당 또는 100mL당 당류가 0.5g 미만이면 무당류 강조 표시를 할 수 있다.

 

알코올 도수를 고려하면 열량 차이도 크지 않았다. 제로 슈거 소주 열량은 일반 소주에 비해 100mL당 최소 2.85(2.60㎉), 최대 13.87%(14.70㎉) 각각 낮았다.

 

이는 제로 슈거 소주 알코올 도수가 100mL당 최소 0.5도(2.77㎉)에서 최대 2.6도(14.38㎉) 낮기 때문으로, 당류 함량에 따른 열량 차이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소비자원은 설명했다.

 

이런 조사 결과는 제로 슈거 소주의 당류와 열량이 일반 소주보다 크게 낮을 것이라는 소비자 인식과는 다른 것이다. 소비자원이 성인 2000명을 설문한 결과를 보면 68.6%는 제로 슈거 소주가 일반 소주보다 열량이 크게 낮을 것이라고 답했다.

 

소주에 반해 음료시장에선 제로 슈거·제로 칼로리라고 광고하는 음료 20개 제품의 경우 일반 음료와 비교해 열량이 크게 낮았다. 소주와 비교하면 음료는 ‘제로’ 값을 제대로 하는 셈이다.

 

소비자원은 또 맥주의 ‘비알코올’(Non-alcoholic)과 ‘무알코올’(Alcohol free) 표기가 소비자를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식약처 기준은 알코올 함량이 0%일 때 무알코올, 1% 미만일 때는 비알코올로 표시하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현재 비알코올 맥주는 ‘0.0’, 무알코올 맥주는 ‘0.00’ 표시가 널리 쓰인다. 비알코올 맥주는 소수점 둘째 자리 이하의 알코올이 들어있음에도 소비자가 무알코올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고 소비자원은 설명했다.

 

◇주류별 알코올 도수와 칼로리는?

 

우리나라 대표 주류인 희석식 소주는 알코올 도수가 대체로 16도에서 21도다. 칼로리는 1병 기준 340kcal 정도. 과거의 증류주 소주는 알코올 도수가 23도에서 35도까지 되었다.​

 

​맥주는 소주에 비해 대체로 일정한 알코올 도수 4.3에서 5도를 유지해 왔다. 칼로리는 200ml 기준 약 96kacl 정도다.

 

전통주 막걸리는 평균 도수가 4~6도이며 술 중에서 가장 낮다. 칼로리는 100g당

42kcal 정도다.

 

와인(포도주)은 청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의 경우 도수는 12도에서 13.5도, 적포도로 만든 레드와인은 12도에서 15도 정도다. ​와인은 칼로리로는 100g 당 82.9kcal 정도다.

 

막걸리가 알코올 도수와 열량에서 가장 적은 주종이고 그 다음으로는 맥주-와인-소주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