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한강 책 읽자” …서점가 최초의 ‘오픈런’

재고 떨어져 서점마다 비상...온라인에서는 ‘예약 판매’도
30대 여성이 가장 많이 구매
한강 작가는 기자회견 하지 않기로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아시아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 작품에 대한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10일 밤 8시 5분께 뉴스가 급보로 전해지면서부터 곧바로 온라인 서점에서는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주문이 폭증했고, 11일 아침부터 대도시 대형 서점 앞은 ‘오픈런’이 벌어졌다.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선 이날 오전 8시부터 사람들이 출입문 밖에 줄을 서서 기다렸다. 오전 9시 30분 서점 문이 열리자마자 시민들은 특별 코너에 마련된 한강의 작품들을 사기 위해 달려갔고 비치된 재고 200권은 순식간에 동났다. 책 구입에 성공한 사람들은 인증샷을 찍고 기뻐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서점이 생긴 이래 오픈런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10일 밤 노벨문학상 발표 이후 반나절 만에 양대 서점인 교보문고와 예스24에서만 13만부 넘게 한강의 책이 팔렸다. 늦게 온 사람들은 돌아서야 했다. 온라인서점에서 주문하면 어떤 시간대에는 ‘예약판매’라는 문구가 떴다.

 

실시간 베스트셀러 순위는 한강 작품으로 줄을 세웠다. 이날 교보문고와 예스24, 알라딘의 베스트셀러 1~10위까지는 모두 한강 작품으로 채워졌다.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흰’ ‘희랍어 시간’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 등이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한강 소설을 구매한 독자들의 67.4%가 여성이었다. 나이로 보면 30대 비율이 36.8%로 가장 많았다.

 

한강 작가가 서촌 통의동의 작은 골목에서 운영하는 ‘책방오늘’에도 이웃과 독자들이 몰려들어 축하하는 꽃바구니를 놓고 혹시라도 작가의 얼굴을 볼 수 있지나 않을까 기다렸다. ‘책방오늘’은 문학 팬들의 성지 순례 장소가 됐다.

 

그러나 한 작가는 언론이나 독자들에게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한강의 아버지 한승원 작가는 “어제까지만 해도 출판사가 기자회견장을 마련하는 걸로 이야기됐는데 딸이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생각해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 걸로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대형서점의 주가도 올랐다. 이날 오전 9시께 예스24는 전날보다 29.81% 오른 638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밀리의서재(23.63%), 예림당(29.79%), 삼성출판사(14.24%) 등 출판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