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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상식] 팬데믹속 더욱 친숙한 온도계..그 원리와 종류는

우리몸 체온 변화는 각종 건강변화 신호...그 측정이 온도계
액체팽창 원리 등 갖가지 과학 원리에서 등장

한국헬스경제신문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 | 아이가 아프면 열이 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장 먼저 체온을 재본다. 사람은 항상 36.5도의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데 체온이 변화했다는 건 감염, 염증 등의 위험상태라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체온 변화는 건강과 직접 관련이 있고 현재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는 하나의 지표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체온 측정에 적당한 부위와 현재 사용되는 체온계의 종류는? 


체온 측정 부위는 기온에 의한 왜곡을 피하기 위해서 공기접촉이 적은 신체 부분을 선택한다. 대표적으로 겨드랑이 사이, 혀 밑, 항문 바로 안쪽인 직장에 체온계를 끼우거나 접촉해 체온을 측정한다. 이 측정법의 장점은 피부가 비교적 얇은 부위는 그 밑의 혈관과 가깝기에 체온과 아주 비슷한 혈액의 온도를 비교적 신속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체온계는 측정 원리에 따라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째, 온도 변화에 따른 액체의 팽창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알코올 온도계와 수은 온도계가 이 방식에 속한다. 둘째, 금속의 저항과 전위차를 이용하여 온도를 측정하는 방식, 셋째는 적외선을 측정하여 온도를 표시하는 방식의 체온계가 있다. 


액체 팽창 온도계는 어떤 원리로 만들어졌을까?

 

물의 열팽창을 이용한 온도계를 처음 고안한 건 갈릴레오 갈릴레이 (1564-1642)다. 온도에 따른 액체의 팽창을 이용한 체온계는 유리막대의 형태를 취하는데, 유리막대 맨 아래 빈 공간에 있는 액체가 온도측정 시 신체와 접촉하는 부분이 되고, 이 부분의 온도가 바뀌면 미세관에 차있는 액체의 높이가 변하게 되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하지만 물의 열팽창을 이용한 온도계는 비열이 높아서 반응성이 좋지 못했다. 파렌하이트가 그 점을 보안해 열팽창 계수가 5배 정도 높은 에탄올을 팽창액으로 사용했고 알코올 팽창에 따른 온도를 쉽게 보기 위해 색소를 첨가했다. 하지만 에탄올의 끓는점이 높지 않아 고온 측정 시 폭발 가능성이 있고, 관 내부에 잔여액이 남아 판독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어 개선이 필요했다

 

그를 보안하기 위해 만들어진 온도계와 최근 많이 사용하는 ‘귀 체온계’의 원리는?

 

열팽창 온도계의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다양한 방식의 온도계가 개발되었다. 전자식 체온계도 그 중 하나로, 금속의 저항이나 전위차 등을 이용해 온도를 측정한다. 정확성이 높고 반응이 빠르며 온도 정보를 기록하기 좋다. 또한 전기 저항을 이용하는 저항 온도계도 등장했다. 전기 저항은 전기의 흐름에 대한 저항을 뜻한다. 금속선이나 반도체 등의 전기 저항은 일반적으로 온도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에 그를 측정해서 온도를 알아내는 원리다.


온도를 가진 물체는 열을 밖으로 방사한다. 이렇게 물체 표면에서 방사되는 열에너지는
표면 온도에 따라 다른데 이 점을 이용해 물체의 표면 온도를 측정하는 온도계를 열방사
온도계, 또는 적외선 온도계라고 하며 비접촉식 체온계라 부르기도 한다.

 

귀 고막 내부 혈관의 온도를 측정하므로 귀체온계라고 불리기도 한다. 1964년 시어도어
벤징거가 발명하였는데 적외선을 측정한 뒤, 체온을 표시한다. ‘온도를 가진 물체에서는
빛이 나오고 그 빛의 에너지가 온도의 4제곱에 비례한다’는 슈테판 볼츠만 법칙을 이용한
것이다. 병원에서 많이 사용하는 적외선 체온계가 이 방식이다. 귓속 고막에서 나오는 적
외선의 에너지를 측정해서 체온을 측정하며, 열화상 감지 카메라에 온도가 밑에 표시되는
것과 같은 원리를 이용한다.

 

온도 표시방식에 의한 분류도 있나?


아날로그 방식과 디지털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아날로그 방식은 액체와 기체의 열팽창에 의해 측정하고 각인되어 있는 눈금으로부터 체온을 읽어내는 체온계를 말한다. 측정 액체로는 알코올과 수은이 주로 이용되며,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었으나 사용 전 눈금을 최저 온도로 돌려놓기 위해 강하게 뿌리는 동작을 하면서 자주 파손이 되고 유리가 깨져 수은이 유출되는 등의 안전성 문제로 지금은 거의사용되지 않고 있다.


디지털 방식은 적외선 검출 회로로 얻은 신호를 수신하는 마이크로칩을 이용해 온도를 측정하고 표시 장치로 나타낸다. 측정부의 생김새는 아날로그 방식과 유사한 가는 봉 형태가 많으며, 체온은 소형 액정표시장치 등을 통해 읽어낸다. 가정이나 병원에서 주로 사용된다.

 

귀 체온계는 왜 고막의 온도를 잴까?

 

체온을 관장하는 중추가 바로 시상하부인데, 이 부분은 뇌의 제일 아래쪽에 존재하기에 이 부분의 온도를 재는 것이 체온을 가장 정확히 재는 방법이다. 귀 고막 내부 혈관은 뇌에 가까우므로 뇌 속의 온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발상을 통해, 적외선 감지 소자를 이용하여 혈관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감지해 측정한다.


이 방법은 비접촉식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체온 측정 방법으로는 측정하기 어려운 유아와 의식이 없는 사람 등에게 사용하기 편리하다. 단, 고막 내부를 정확히 가리키지 않으면 측정의 오류가 발생할수 있고, 귀지 등으로 고막이 가려지면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심각한 고열 환자를 그렇지 않은 경우로 판단할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피부에 붙여 사용하는 ‘일회용 체온계’도 등장했다.

 

실제로 국내의 한 회사가 개발한 일회용 체온계가 있다. 아이들의 공포감을 줄이기 위해 일회용 반창고의 원리를 응용했다. 검지 길이의 소형 체온계인데, 영유아의 겨드랑이 부위에 부착해서 사용하고 정밀센서를 통해 체온을 측정한다.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해 체
온 변화를 확인할 수도 있다. 전원을 켠 상태로 최대 10일간 연속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발열환자의 모니터링에 매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 이 기고/기사는 대한보건협회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제공되는 기고/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