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백신접종이 치매 위험 높여" 국내연구 나와

고대병원 연구팀 “55만 명 조사에서 연관성 확인”
“알츠하이머는 1.23배, 경도인지장애는 2.38배”
연구의 한계에 대한 반박도 나와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은 지나갔지만 이른바 부작용인 ‘롱코비드’(Long Covid, 만성 코로나19증후군) 이야기는 계속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청과 대한감염학회가 지난 4월 공동으로 마련한 ‘만성 코로나19증후군 진료지침’을 보면, 롱코비드 관련 의심 증상으로는 호흡곤란, 가슴 통증, 기침, 피로, 관절통 및 근육통, 두통, 인지장애 또는 뇌안개(brain fog, 집중력·주의력 장애), 불안·우울, 수면장애, 삼킴장애, 후각 또는 미각 장애, 운동 후 불쾌감, 기립성 빈맥증후군(서 있을 때 심박수가 증가하는 증상) 등이 제시됐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에게서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이 높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

 

고대 안암병원 신경과 노지훈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에 등재된 65세 이상 도시 거주자 55만8017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코호트(역학조사) 연구를 한 결과,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알츠하이머 사이에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를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접종 그룹(51만9330명)과 비접종 그룹(3만8687명)으로 나눠 3개월 후 알츠하이머와 경도인지장애(MCI) 발생률을 비교했다.

 

이 결과 mRNA 백신 접종 그룹은 알츠하이머 발생 위험이 비 접종 그룹에 견줘 1.23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알츠하이머 치매의 전구 증상인 경도인지장애는 같은 비교 조건에서 발생률이 2.38배에 달했다.

 

반면 혈관성 치매나 파킨슨병은 mRNA 백신 접종과 유의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 연구는 영국의사협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Monthly journal of the Association of Physicians’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mRNA 백신이 강력한 체내 면역 반응을 끌어내도록 설계됐지만, 이런 반응이 치매의 원인인 아밀로이드 베타나 타우와 같은 비정상적인 단백질의 응집을 불러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에 잠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알츠하이머는 치매 중 가장 흔한 유형으로, 전체의 약 60∼80%를 차지한다. 나이가 들수록 발병 위험이 커진다.

이 연구에 대해서는 애초 설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반박이 나왔다.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는 연합뉴스에 “기본적으로 연구 대상이 된 백신 접종자들은 접종 전에 이미 알츠하이머와 인지장애 위험이 비접종군보다 더 높은 상태였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 연구의 한계가 있다‘며 ”다른 많은 연구에서는 질병 발생과 관련한 백신 접종의 이득이 위험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이 일관성 있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코로나19백신 접종 후 이상 사례에 대한 인과성 평가는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산하 ‘코로나19백신안전성연구센터’에서 시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