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료

프로축구 ‘헤르페스2형’ 성병 사건...예방과 치료는?

경남FC 윤주태 선수. 2형 감염 알고도 성관계해 수사
1형은 입 주변 단순포진, 2형은 생식기 포진
면역력 떨어졌을 때 감염 또는 증상 발현돼
2형은 성관계로만 감염
백신이나 완전치료는 없어 언제든 재발 가능성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자신이 성병의 일종인 헤르페스2형에 감염된 사실을 알고도 여성과 성관계를 해 성병을 옮긴 혐의로 현역 축구 선수가 수사를 받게 되면서 헤르페스2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선수는 프로축구 K리그2 경남FC 소속 윤주태 선수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은 피해 여성이 지난해 12월 이 같은 주장이 담긴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하면서 알려졌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지난 5월 윤주태를 상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경찰은 “윤씨가 병에 걸린 줄 모르고 관계했다면 과실치상이었겠지만,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해 상해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윤씨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언론에 보도가 되면서 경남FC도 이를 확인하고 지난 9일 공식 입장문을 발표해 팬들에게 사과하고 윤 선수에게 출전 정지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내용은 윤주태 선수가 2023년 입단하기 전 일로 사실관계 확인 후 구단 차원에서의 경기출전 정지 조치를 윤 선수에게 내렸다“며 ”수사 진행 및 결과에 따라 엄중하게 후속 조치할 예정이며 팬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윤 선수는 유럽에서 프로 데뷔하며 유망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이후 국내로 복귀했고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K리그에 데뷔했다.

 

 

◇헤르페스 1형과 2형은?

 

바이러스성 질환인 헤르페스는 단순 헤르페스 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에 감염되어 발병한다. 주된 증상은 가려움증이 있는 물집 발진과 함께 통증, 발열, 근육통, 무력감, 소변볼 때 통증 등이다.

 

헤르페스는 크게 1형과 2형으로 나눌 수 있다. 일반적인 1형은 피곤하거나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입, 입 주위, 입술, 구강 내 점막 등에 물집이 생긴다. 2형은 성병으로 분류돼 있다. 생식기 주변에 좁쌀 같은 물집과 함께 발열, 근육통, 피로감, 무력감, 경부 임파선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1형은 주로 어릴 때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가족이나 지인과의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식기를 같이 쓰거나, 술잔을 돌리거나. 수건을 공유하는 등의 가벼운 접촉도 전파가 될 수도 있다. 대부분 한두 주 내에 자연소실된다.

 

​2형은 거의 대부분 성관계에 의해 전파된다. 성생활이 활발한 젊은 층에서 주로 많이 발견된다. 생식기 주변의 수포와 함께 가려움증, 작열감이나 화끈함 등의 통증이 나타난다. 수포가 생겨 있을 때 전염력이 가장 높다. 물집 안에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엄청 많고 그때는 전염력이 아주 높아 키스나 오럴 등 접촉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2형이 발현되는 건 성관계 이후에 짧으면 3~4일 길게는 1~2주 내다. 성기 주변에 궤양이 생기고 그 부분이 매우 따가워져서 바로 알 수가 있다.

 

물집이 입 주변 쪽에 생겼다면 1형으로 보고 성기 주변이라면 2형으로 보지만, 헤르페스 1형이 성기 주변에 나타나거나 반대로 헤르페스 2형이 얼굴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10% 남짓 있다. 정확한 유형을 알고 싶다면 병원에 가 PCR 검사 등을 통해 1형과 2형을 구분할 수 있다.​

 

헤르페스는 성생활을 하는 성인의 20% 이상이 한 번 이상 감염되고, 바이러스 보유자의 20%에게만 발병하는데 이들 중 20% 정도가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방과 치료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불행히도 백신이 없다. 한 번 감염되면 완벽하게 치료되지 않고 평생 신경세포 속에 잠복해 있다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와 과로 등으로 체내 면역력이 약화됐을 때 쉽게 감염이 될 수 있고, 이미 보균자라면 그럴 때 증상이 발현한다.

 

신체 면역력을 잘 유지한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헤르페스 감염자라 해도 평소 컨디션이나 면역력을 잘 관리하면 증상이 평생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헤르페스 1형은 감기처럼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1% 미만에서 구강 내에 심한 물집을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1주일 내에 자연 소실된다. 초기에 병변이 피부에 나타났을 때 긁게 되면 피부 조직이 손상돼 2차 감염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입술 단순 포진도 성접촉이나 키스로 감염시킬 수 있다.

 

헤르페스 2형도 수포 발견 즉시 약물요법과 함께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킨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이다. 정맥주사로 치료를 대처할 수도 있다.

 

2형의 감염을 막으려면 헤르페스가 있거나 의심되면 성적 접촉을 피하고 콘돔을 써야 한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점막으로 쉽게 침투하므로 점막에 상처가 있다면 더욱 콘돔을 써야 한다.

 

임산부가 헤르페스 치료 타이밍을 놓친다면 드물게 태아까지 전염되어 신생아에게 뇌염, 간질 등의 뇌 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치료는 항바이러스제를 쓰는데 가장 많이 쓰는 약은 아시클로버, 팜시클로버 같은 연고다. 증상을 경감할 수 있다.

 

◇성병을 옮기면 범죄인가

 

성관계로 성병을 옮긴 사람이 고소당하면 상해죄가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가해자에게 상해의 고의(성병 감염 사실 인지 상태)가 있어야 하고, 가해자 때문에 성병이 옮았다는 인과관계가 입증되어야 한다

 

자신이 성병에 걸린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성관계를 했다면 상해죄에 해당하고, 성관계 당시에 자신도 감염 사실을 몰랐고 감염시킬 고의가 없었다면 과실치상죄에 해당할 수 있다.

 

변호사들에 따르면 그러나 피해자가 승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성관계 전에 가해자 스스로 자신이 성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숨겼다는 것까지 입증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남자는 성병에 걸렸어도 증상이 아예 안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가해자의 과거 의료기록을 조회해 보는 방법밖에 없는데 그 또한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