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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세대·밀레니얼, 부모 세대보다 암 걸릴 확률 높아”

美 암학회 대규모 연구
밀레니얼 세대, 신장암, 췌장암, 소장암 발병 위험 2∼3배
비만·해로운 식단·수면부족·발암물질 노출 등 원인 추정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엑스(X)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이전 세대와 비교해 특점 암에 걸리고 그로 인해 사망할 위험이 더 높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 등 해외 언론은 7월 31일 미국 암학회(ACS)가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암 진단을 받은 1920년에서 1990년 사이에 태어난 2300만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34가지 유형의 암을 연구한 결과를 보도했다.

 

연구 결과, 젊은 세대가 17가지 유형의 암에 걸릴 위험이 더 크고, 그 중 5가지 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965년~1980년 태어난 엑스 세대와 1981년~1996년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에서 더 자주 발병하는 암은 위암, 소장암,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ER 양성) 유방암, 난소암, 간암, 담도암 및 대장암, 자궁암 및 고환암, 담낭암, 신장암 및 췌장암, 혈액암(다발성 골수종과 백혈병)이다.

 

젊은 세대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한 암은 췌장암, 신장암, 소장암, 간암, 여성의 갑상선암이다. 1990년에 태어난 사람들의 신장암과 소장암 발생률은 1955년 태어난 사람들보다 3배 증가했다. 밀레니얼 세대 여성의 간암 발생률도 베이비붐 세대 여성 대비 3배 높아졌다.

 

젊은 세대에서 더 높은 사망률을 보인 다섯 가지 암은 또한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한 암과 일치한다. 간암, 자궁암, 담낭암, 고환암, 대장암이다. 젊은 남자들 사이에는 항문암과 카포시 육종 발생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에 걸릴 위험은 커진 데 비해 젊은 세대에서 암으로 사망할 위험은 안정화되거나 감소했다. 다만 담낭암, 대장암, 고환암, 자궁암의 사망률은 높아졌고, 젊은 여성의 간암 사망률도 높아졌다.

 

연구진은 엑스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에서 암이 증가하는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는 못했으나 보건 전문가들은 환경과 생활 방식 요인을 지목했다. 또 환자가 암 검진을 소홀히 하고 증상과 징후를 무시하기 때문에 사망률도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자들은 비만 증가, 포화 지방·붉은색 육류·초가공 식품·항생제 사용 등 건강에 해로운 식단으로 인한 미생물 군집의 변화, 수면 부족, 앉아서 보내는 생활 방식, 오염 물질 및 발암성 화학물질 노출 등 환경적 요인을 포함한 몇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세계적인 암 연구 기관 다나 파버 암 연구소(Dana-Farber Cancer Institute)의 티모시 레백 교수는 이 세대의 조기 발병 암은 어린 시절 열악한 식습관, 위험한 생활방식과 비만에 노출되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연구에서 언급된 암 중 10개는 체중과 관련이 있는데 이는 젊은 세대의 비만율 증가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연구 결과를 보도한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기름진 음식 섭취로 장 내 면역력이 줄어든 탓이라는 가설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