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를 아시나요

대한적십자사가 전국에서 운영
자연재난·사회재난으로 충격받은 사람과 가족 대상
전문가가 심리회복, 사회적응 상담해줘
지난해 자연재난 상담 건수 4495건 최다...혹서·혹한 상담이 2956건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재난을 당하면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나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다.

 

태풍, 호우, 혹서, 혹한, 가뭄, 지진, 산불 같은 자연재해 말고도 화재나 붕괴, 폭발, 해상사고, 교통사고, 감염병 등 각종 인위적 재난은 정신적으로 심한 후유증을 주어 정상적인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게 쉽지 않다.

 

이런 피해자를 돕기 위해 국가가 운영하는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라는 게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런 게 있는지 잘 모른다.

 

 

주된 사업은 재난심리상담이다. 2007년 시범 사업으로 시작한 이래 꾸준히 활동을 늘려가고 있다.

 

재난으로 심리적 충격을 받은 사람들에게 심리적 안정과 사회 적응을 지원해 빨리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전문적 심리상담을 해준다. 1차 상담 후 고위험군으로 판단되면 정신건강복지센터 및 전문 병원에 치료를 의뢰해준다.

 

상담은 전국 17개 시·도에 마련된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를 방문해 받을 수 있고 전국 어디서나 전화(1670-9512)를 통한 개인상담, 집단상담, 심리치료도 가능하다. 사안이 시급할 경우 전문가가 직접 찾아가서 심리적 응급처치(Psychological First Aid)도 해준다. 대한적십자사가 행정안전부 위탁을 받아 시행한다.

 

상담을 해주는 사람들은 정신과 전문의, 심리학·간호학·사회복지학 교수, 정신보건 전문 요원(간호사,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 등 관련 학문 분야 전문가들이다. 모든 상담은 무료이며 비밀이 보장된다.

 

재난경험자나 그 가족, 지인들도 상담받을 수 있는데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또는 행정안전부의 국민재난안전포털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지난해는 이상기후와 호우 등 자연재난이 커서 자연재난심리 상담 건수가 가장 많았다. 5일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자연재난으로 인한 상담 건수는 4395건이나 됐다. 혹서·혹한으로 인한 상담 건수가 2956건으로 가장 많았고, 풍수해 상담 건수가 1225건으로 뒤를 이었다. 지진과 기타 자연재난 관련 상담 건수는 각 8건, 206건이었다.

 

 

행안부 관계자는 “혹서·혹한과 풍수해 상담이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지난해가 무덥고, 비 또한 많이 왔다는 의미”라며 “자연재난 경험자는 물질적 피해뿐만이 아니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질환으로 악화하는 경우가 많아 심리적 안정과 사회 적응을 위한 심리상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연재난으로 상담이 많았던 때는 2016년 경주지진으로 2107건, 2017년 포항 지진으로 1802건 상담이 이뤄졌다.

 

신종 위험이 계속 등장하면서 사회재난 상담 건수 또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사회재난으로 인한 상담 건수는 7010건으로, 코로나19 등 감염병 상담 건수가 3030건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지난해는 여름철 이상기후 여파로 역대 최다인 53명이 호우·태풍으로 사망 혹은 실종됐다. 연평균 기온은 13.7도로, 우리나라 기상기록 기준 시점으로 삼는 1973년 이후 51년 사이 가장 높게 측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