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료

[이런 병, 저런 병] ③음경이 휘어지는 페이로니병

음경 백막 상처가 원인....심하면 성관계 못해
약물치료나 수술로 치료 가능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남성의 음경에는 두 가지 질환이 있다. 우선 남성 암 중에서 1% 이하를 차지하는 매우 드문 음경암이 있다.

 

또 하나는 보기가 민망하지만 음경이 발기할 때 한쪽으로만 휘고 심한 통증이 느껴지는 병이다.

 

우리말로 ‘음경 만곡증’이라고 불리는 페이로니병(peyronie’s disease)이다. 발기할 때 음경이 심하게 휘어지는 것으로 평상시에는 표시가 잘 나지 않는다. 아래쪽과 왼쪽으로 휘어지는 경우가 가장 많다.

 

◇발병 원인

 

음경에는 백막이라는 막이 있는데, 백막에 미세한 상처가 나면 섬유화 결절이 생겨 조직 일부가 굳는다. 이것이 백색막의 팽창을 방해해 발기될 때 음경이 구부러지는 것이다. 증상이 심하면 음경이 90도로 꺾이기도 하고 음경 중간이 잘록해지는 모래시계 모양이 되기도 한다.

 

 

1561년에 의학계에 처음 보고되었다. 이 질환은 중년의 남성에게서 주로 발생하는데 아주 희귀한 질병은 아니고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국외의 문헌에 의하면 30대는 0.15%, 40대는 3.0%, 50~60대는 4.0%, 70대 이상은 6.5%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원인으로는 선천적인 것과 후천적인 것이 있다. 선천적 이유로는 좌우 측 해면체 발달에 불균형이 생기거나, 태아의 신체가 형성될 때 음경의 일부분에 섬유화 조직이 생겨서 나타난다. 음경해면체가 비대칭적으로 발달한 경우나 요도해면체보다 상대적으로 길이가 짧은 경우에도 나타난다.

 

후천적 이유는 음경에 생긴 작은 외상(자위 행위 시 한쪽으로 압박이 심한 경우)이나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에서 잘못되어 발생할 수 있다. 또는 과격한 성생활로 인한 음경 골절의 후유증일 수도 있다. 포경 시술을 할 때 잘못 꿰매도 음경이 구부러질 수 있다. 중년 이후에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음경의 탄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유전적 요인도 있다.

 

◇진단과 치료

 

페이로니병의 4대 증상은 발기 시 음경 통증, 음경이 휘거나 짧아짐, 음경에서 만져지는 결절, 그리고 발기부전이다. 진단은 병력과 신체검사만으로 가능하다. 발기 시 음경의 비정상적 양상, 발기력 정도를 확인한다.

 

페이로니병은 진행성 질환으로, 통증을 동반하다가 12~18개월 이후 안정기로 접어들면서 통증은 사라지고 음경이 휘기 시작한다. 심한 경우 음경이 심하게 휘어서 성교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이 병은 난치병은 아니다. 가벼운 증상에는 약물 치료나 레이저 요법을 시행한다. 경구 약물요법으로 아미노벤조산 칼륨이 사용되고 있고, 그외 비타민 E가 초기치료에 이용된다. 아미노벤조산 칼륨은 50% 이상의 성공률이 보고되지만, 비용이 비싸고 소화기장애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음경 내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도 있는데, 트리암시놀론 같은 부신피질호르몬제나 베라파민 같은 칼슘통로차단제가 사용된다. 성생활이 힘들 정도로 증상이 심하다면

 

음경을 질 내에 삽입하는 것이 힘들거나 불가능한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데, 음경단축술, 음경연장술, 음경보형물삽입술 등이 있다. 수술적 치료는 가장 확실한 치료방법이기는 하지만, 다양한 약제가 개발되면서 점차 마지막 치료법으로 자리잡아가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