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영양

“과일 한꺼번에 냉장고에 보관하지 마세요”

‘호흡급등형’, ‘호흡비급등형’ 과일로 분류
수확 후 숙성하는 과일은 에틸렌 방출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기자 |

 

추석 명절 때 선물로 들어오는 사과와 포도를 함께 보관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사과가 숙성하면서 포도를 쉽게 상하기 하기 때문이다. 사과는 수확 후에도 익어가면서 에틸렌이라는 ‘식물노화호르몬’을 배출하기 때문이다. 에틸렌은 작물의 숙성과 부패를 촉진한다.

 

에틸렌을 많이 생성하는 과일은 사과, 멜론, 복숭아 등이다. 에틸렌에 민감한 포도, 배, 단감, 키위, 잎채소 등은 이런 과일과 분리해 보관하는 게 좋다.

 

남은 과일을 냉장고에 보관할 때는 키친타월이나 신문지로 감싸준 후 투명 비닐봉지나 랩을 이용해 한 번 더 감싸 부패 현상을 막는 게 좋다.

 

 

◇과일마다 익는 호흡 속도 달라

 

과일마다 수확 후에 호흡 속도가 다르다. 호흡은 생화학 반응을 유도하는데 호흡 속도가 빨라지면 숙성도 빠르게 진행된다. 색, 조직, 향기 등도 변한다.

 

과일은 호흡 속도에 따라서 두 종류로 나뉜다. 수확 후 호흡률이 증가해 숙성하는 것은 ‘호흡급등형’ 과일이고, 호흡률이 증가하지 않아 변하지 않는 건 ‘호흡비급등형’ 과일이다.

 

호흡급등형의 대표적 과일은 사과, 멜론, 복숭아, 배, 감, 자두, 살구, 바나나, 아보카도, 구아바, 망고, 파파야, 키위, 무화과 등이다. 토마토는 채소로 분류되지만 호흡급등형에 속한다.

 

호흡비급등형 과일로는 딸기, 포도, 배, 단감, 귤·오렌지·자몽·레몬 같은 감귤류, 체리, 블루베리, 올리브, 파인애플 등이 있다. 수확한 뒤에는 더 숙성하지 않아 맛 향상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래서 호흡비급등형 과일들은 충분히 숙성한 후 수확한다.

 

호흡급등형 과일은 호흡하면서 이산화탄소, 숙성을 유도하는 식물호르몬인 에틸렌, 향기를 내는 휘발성 가스 등을 다량 생산한다. 이런 성분들은 호흡비급등과일에 안 좋은 영향을 줘 신선도를 떨어뜨린다.

 

◇각 과일 보관법

 

-사과

사과의 냉장 보관은 보통 3주다. 에틸렌 가스를 배출해 다른 과일을 빠르게 숙성시키기때문에 따로 위생 비닐로 담아 밀봉 보관해 주는 게 좋다. 반대로 덜 익은 감이나 키위를 사과와 함께 보관하면 숙성돼 익게 되니 좋을 수 있다.

 

-배

배의 냉장보관은 5~7일 정도다. 한 개씩 신문지에 잘 싸서 냉장 보관하면 더욱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

 

​-포도

포도는 냉장보관은 2~4일이다. 포도를 냉장고에 보관할 경우엔 세척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관해야 한다. 먹다 남은 포도를 냉장고에 넣어야 한다면 알맹이를 모두 떼어 지퍼백에 밀봉해 보관하는 게 좋다.

 

-복숭아

복숭아는 냉장고에 넣어서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다. 냉장고에 넣기 전에 꼭 세척하여 물기를 제거한 후 보관해야 한다. 다른 과일들과 함께 보관하면 다른 과일의 냄새가 옮겨질 수 있으므로 따로 보관하는 게 좋다. 덜 익은 복숭아는 종이봉투에 담아 상온에 보관해 두면 잘 숙성된다.

 

​-수박

수박의 냉장보관은 5일이 적당하다. 수박을 통째로 보관해야 한다면 냉장보관보다는 바깥 시원한 공간에 놓아두는 게 좋다. 수박을 잘랐다면 자른 단면 위에 랩을 씌워 냉장 보관하면 된다.

 

-파인애플

파인애플은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지만, 냉장고에 넣으면 맛이 풍부해진다. 하지만 냉장고에 넣기 전에 꼭 껍질을 벗겨서 보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