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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식 허와 실] ⑬하루 술 한두 잔은 건강에 좋다?

알코올은 WHO가 규정한 1급 발암물질
한두 잔도 건강에 해로워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담배가 온갖 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술(알코올)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규정한 발암물질이라는, 그것도 1급 발암물질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인간에게 암을 일으키는 게 가장 확실한 것을 1군 발암물질이라고 한다. 국민 900만 명 정도가 담배를 피운다. 술을 마시는 국민은 대략 2500만 명으로 추산된다. 2500만 명이 1군 발암물질을 마시고 있지만, 술이 암을 일으킬 거라고 걱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술과 담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은 이렇게 다르다.

 

알코올은 의학적으로 7가지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학설이 굳어져있다. 인두암, 후두암, 구강암, 식도암, 간암, 유방암 등이다. 국립암센터 서홍관 원장은 암의 원인으로 흡연 30%. 음식 30%. 감염 30%, 그 다음으로 술이 5% 정도 된다고 꼽는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술을 약간만 마시는 건 심혈관 건강에 좋다고 믿는다. 잠들기 전에 포도주 한 잔씩 마시는 사람도 많다.

 

서 원장에 따르면 최근에 발표된 논문들만 보더라도 그런 생각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술 섭취량에 따라서 사망률이 달라진 것이다. 놀랍게도 0잔이 가장 건강에 좋고 한 잔부터 사망률이 쭉쭉 올라갔다. 그리고 두 잔, 석 잔 마실수록 그대로 직선으로 쫙 올라갔다. 흡연 그래프는 똑같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적정 음주량은 제로라는 것이다. 흡연에는 ‘절연’이라는 말이 없다. 술에는 ‘절주’라는 말이 있다. 술도 담배처럼 절주가 아니라 금주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도 2016년 10년 만에 음주에 대한 지침을 개정했다. ‘술은 하루 2잔 이내로만 마셔라’로 돼 있던 기존의 암 예방 수칙을 ‘하루 한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라’로 바꾼 것이다.

 

최근 ‘하루에 한 잔 정도 술은 건강에 좋다’는 속설을 뒤엎는 연구 결과가 미국 하버드대에서 나왔다. 하버드대 연구진은 과도한 음주는 당연히 건강에 해롭지만 하루에 한 잔 꼴인 적정량을 마시더라도 유방암이나 식도암 같은 특정 질병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구진은 2016년 ‘미국공중보건학회지’에 냈던 연구 결과를 근거로 “하루에 한 잔 정도 술을 마시면 고혈압, 심근경색, 뇌졸중, 심장마비의 위험은 줄일 수도 있어 소량으 알코올 섭취는 이점도 있을 수 있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음주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 추적하는 연구자들과 달리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은 대부분 소량이라도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질환에 따라 음주 효과가 다르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아예 금주를 권하는 것이 건강에 가장 좋다는 것이다.

 

국내 전문의들도 “최근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보면 전체적 사망 위험으로 보았을 때 소량의 음주도 해로울 수 있다는 게 많이 밝혀졌다”며 “특히 암 예방을 위해서는 소량의 음주도 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