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11월은 대한폐경학회가 지정한 ‘폐경의 달’이다.
월경은 여성 건강의 척도다. 여성의 몸은 10~14세 무렵 초경을 시작해 임신·출산을 거쳐 평균 50세 전후 폐경에 이른다. 일생 중 40년 이상을 매달 생리를 하면서 지낸다.
폐경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의 일부다. 그렇지만 신체 전반을 주관하는 호르몬 변화는 여성의 몸과 마음에 걸쳐 광범위한 변화를 불러오며, 폐경 이후에는 골다공증이나 심혈관계 질환 발병 위험성까지도 증가한다.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여성의 일생 중 8분의 3은 폐경의 상태다.
많은 여성이 갱년기와 폐경기를 혼동하기도 하는데 갱년기는 폐경기에 근접한 마지막 월경의 전후 시기를 말한다. 갱년기가 시작되는 나이는 평균 45세로 지속기간은 평균 5년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폐경의 증상
폐경기에는 난소의 노화로 난소 내 난자가 고갈되면서 여성호르몬 분비가 감소된다. 이는 곧 난소기능 정지와 여성호르몬 분비중단을 말하는 것으로 여성호르몬 결핍상태에 이르게 된다.
폐경기 증상은 얼굴이 화끈거리는 안면홍조가 대표적이다. 그 이후 건망증이 찾아오기도 한다. 또 심계항진이라고 해서 가슴이 두근두근하는 증상과 뼈, 근육통증, 우울감, 수면장애가 찾아오기 쉽다.
비뇨생식기 계통으로는 질 건조 및 위축, 요실금, 가려움 등의 증세가 나타나고 성교 중 고통과 불편함이 수반되기도 한다.
피부에도 영향을 주는데, 피부가 얇아지고 건조해지며 거칠어지고, 모발 역시 뻣뻣해지고 탈모 현상이 증가한다.
◇폐경기 대처는
식이요법이 도움이 된다. 고탄수화물 섭취를 피하고 생선, 야채, 육류섭취를 늘린다. 권장되는 음식은 견과류, 현미, 보리, 밀, 옥수수, 팥, 콩류, 등푸른 생선 등이다. 피해야 할 음식은 짠 젓갈류나 탄 음식, 훈제음식, 고칼로리 음식이며 카페인이나 탄산음료, 알코올 등을 피하고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운동도 도움이 된다. 일주일에 적어도 2~3회 30분 이상 해야 하며 조깅이나 걷기, 맨손체조, 스트레칭, 수영, 아령 등의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호르몬 요법은 언제 어떻게
식이요법과 운동으로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때는 호르몬요법을 하기도 한다. 호르몬요법이란 난소에서 생성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투여하는 것으로 자궁내막 증식을 막기 위해 황체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을 함께 투여한다.
호르몬 치료의 장점은 급진적인 폐경 증상이 호전되고 안면홍조 개선과 수면효과를 증진시킨다. 또 흥분과 불안감 같은 감정도 감소되는 효과가 있다.
폐경 여성 호르몬 요법은 늦게 받을수록 높은 효과를 보인다는 속설이 있으나 다양한 연구 분석 결과에 따르면, 60세 이하 또는 폐경 초기부터 호르몬요법으로 치료받은 여성은 폐경된 지 10년 이상 지나서 호르몬 요법을 받은 여성에 비해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호르몬 치료가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불규칙적인 질 출혈이나 유방통증, 유방울혈감, 부종 등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소실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호르몬 치료를 금해야 하는 이들이 있다. 유방암 환자가 대표적이다. 또 에스트로겐 의존성종양과 원인이 불분명한 자궁출혈이 있는 경우, 혈전색전증과 간기능장애 등이 있을 때는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폐경기 호르몬요법은 여성 개개인의 특성과 요구에 따라 전문의에 의해 맞춤 처방되어야 하므로, 폐경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방문해서 상담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폐경 후 나타나는 골다공증
폐경 여성은 만성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폐경 후 여성 호르몬이 결핍되면 여성의 뼈는 질량이 급격히 감소해 폐경 이후 7∼8년이 지나면 골다공증이 발생하며, 혈압인자의 합성 증가 등을 통해 혈압이 높아지기도 한다.
골다공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자신에게 골다공증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갑작스럽게 골절이 된 이후에 병을 자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폐경기에 접어든 여성들은 골다공증에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전문의와 상담해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늦추는 주사를 맞는 것도 좋다.
◇폐경 후 심리적 안정이 중요
폐경 후에는 심리적 안정을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폐경이 시작되면 여성으로서의 자아를 잃어간다는 상실감에서 빠져 신체뿐 아니라 정신적 변화도 겪게 된다. 때문에 심리적 불안이 커지고 불안감과 의욕 저하, 심한 경우는 우울증이 나타난다.
이럴 때는 남편과 자녀들에게도 “엄마가 폐경 증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또 폐경 이행기에 흔히 나타나는 열성 홍조증이나 우울감은 규칙적인 운동으로 어느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 수영, 에어로빅과 같은 유산소 운동은 불안감과 우울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