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병, 저런 병] ⑭손발 시린 ‘수족냉증’··· 추위로 생긴 게 아니다

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수족냉증’은 추위를 느끼지 않을 만한 온도에서 손이나 발에 지나칠 정도로 냉기를 느끼는 병이다.

 

추운 곳에 있을 때뿐만 아니라 따뜻한 곳에서도 손발이 시리듯 차다. 여름에도 양말을 신고 잠을 자는 사람도 있다. 때로는 무릎이 시리며 아랫배, 허리 등 다양한 신체 부위에서 냉기를 함께 느끼기도 한다.

 

남성보다 여성, 특히 출산을 끝낸 여성이나 40대 이상의 중년 여성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수족냉증이 중년 여성에게서 많이 발병되는 이유로는 초경을 시작으로 임신과 출산, 폐경을 경험하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호르몬의 변화가 큰 것을 들 수 있다.

 

수족냉증의 원인은 다양한데 대체로 혈관계나 신경계의 문제다.

 

혈관계 문제로는 대표적으로 ‘레이노 증후군’을 들 수 있다. 갑작스런 냉기나 심한 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해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되어 처음에는 손이 하얗게 되고 파랗게 변하다가 나중에는 혈관의 확장 작용에 의하여 손가락이 붉은색으로 변하게 되면서 가려움이나 통증이 동반되는 현상이다. 다른 손발 감각 이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에게 발생하며 유병 기간은 훨씬 길다.

 

레이노 증후군이 의심될 경우 일차성인지 이차성(다른 기저질환으로 인한 발생)인지 검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차성인 경우 기저질환을 찾아 근원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레이노 증후군과 유사한 ‘플래머 증후군’도 있다. 저혈압이 있는 마른 여성에게 자주 나타나는데 정상압 녹내장 등의 안과질환이 동반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중년기 이후에 수족냉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등으로 인한 말초동맥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신경계 문제로는 대표적으로 말초신경병을 들 수 있다. 말초신경계는 우리 몸의 신경계 중 중추신경계(뇌, 척수)를 제외한 나머지 신경계를 말한다. 말초신경병증의 유병률은 일반 인구 1~7%, 55세 이상 인구의 8%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흔하다.

 

말초신경병의 가장 흔한 증상은 손발 저림이다. 감각신경 기능이 저하된 경우, 손발의 감각이 둔해지고 무감각해지기도 한다. 이로 인해 상처가 생겨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말초동맥질환은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약물치료를 통해 동맥경화증이 진행되지 않도록 해야 심뇌혈관 합병증까지 진행할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

 

 

수족냉증을 진단하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 다만, 여러 다른 질병에서 동반될 수 있는 증상이기 때문에 다른 질병이 아닌지 감별을 위한 사전 검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족냉증 자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치료와 함께 금주, 금연, 적절한 운동, 철저한 혈당관리를 한다면 말초동맥질환과 말초신경병의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다만, 이미 수족냉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추위를 피하고 몸 전체를 따뜻하게 하는 등의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다른 신체 부위가 차가울 때 신경반사에 의해 수족냉증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전체적으로 신체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다.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반신욕, 족욕 등은 혈액 순환을 원활히 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근력운동이나 심폐운동을 통해 체력을 길러 자연스레 몸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