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슬로우 조깅' 열풍...중장년 건강에 탁월한 효과

걷기와 달리기 중간 속도로 앞꿈치 먼저 착지
체중 감량에 특히 효과 좋아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천천히 뛰는 저강도 운동 ‘슬로우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숨차도록 빠르게 뛰어야 효과가 있다는 달리기의 고정관념을 깨고, 천천히 느리게 달려도 건강이 개선되는 완전히 새로운 달리기 방식이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건강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어 특히 장년, 노년층에게 인기가 높다. 한강이나 둘레길 등에 나가보면 슬로우 조깅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아예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민들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지자체도 적지 않다. 지역마다 슬로우 조깅 협회도 만들어졌다.

 

오래전부터 달리기 운동은 유행이었다. 하지만 달리고 싶어도 달리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이가 많거나, 질병을 갖고 있거나, 발에 부상을 입었거나,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수술 후 몸이 약한 사람들은 달리기가 어렵다.

 

‘슬로우 조깅’은 일본에서 시작된 운동 방식이다. 지난해 10월 KBS ‘생로병사의 비밀’에 소개되면서 국내에 갑작스런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슬로우 조깅은 고 다나카 히로아키 후쿠오카대 스포츠과학부 명예교수가 2009년에 고안한 달리기 방법으로 걷기에서 뛰기로 넘어가기 직전의 속도로 달리는 것이다. 평균 속도는 시속 6~7km지만, 몸이 약한 사람은 이보다 느리게 뛰어도 된다.

 

요령은 발 뒤꿈치 대신 앞꿈치로 착지하고, 보폭을 20cm 이내로 최대한 좁게 해서 종종거리며 달리는 것이다. 앞꿈치로 착지하면 뒤꿈치로 착지할 때보다 체중 부하가 3분의 1로 줄어든다. 뒤꿈치는 바닥에 가볍게 닿는다는 느낌으로 한다. 고개는 약간 숙이고 먼 곳을 주시하며 가슴을 활짝 열리도록 한다.

 

다나카 히로아키 교수는 ‘싱글벙글 페이스’로 달리면 좋다고 했다. 지치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달리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몸에 부담이 가지 않아 고령자에게 적합한 운동으로 꼽힌다. 현재 91세인 아키히토 전 일왕이 자신의 건강 유지 비결로 슬로우 조깅을 꼽았는데 그게 일본에서 유행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슬로우 조깅은 체지방을 줄이고, 신체 능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KBS 프로그램에 나온 뇌신경외과 전문의 마츠카도 고이치로(61)씨는 “과거 100kg에 육박했지만, 슬로우 조깅을 시작한 후 30kg을 감량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 달 동안 주 3회 30분 이상 슬로우 조깅을 하면 몸에 놀라운 변화가 생긴다고 한다. 처음에는 10분, 20분씩 하다가 조금씩 시간을 늘리는 것이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슬로우 조깅의 효과로는 심혈관 건강 개선, 혈압 및 콜레스테롤 관리, 체중 및 지방 감소, 신진대사 증진, 하체 근력 및 체력 향상, 정신 건강 증진, 스트레스 해소, 유연성 및 균형감각 개선 등이 꼽힌다. 혈액순환과 다리 건강에 매우 좋은 발끝 걷기 효과와 비슷하다.

 

슬로우 조깅은 걷기에 비해 약 2배 정도 칼로리를 소비한다고 한다.

 

우리 몸은 천천히 달릴 때 더 많은 가속도 에너지를 내 신체 활력과 지구력이 강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최대심박수 40~50% 정도의 여유 있는 페이스로 달리면 체중 감량에 효과가 좋다. 빨리 달리는 것보다 천천히 달리면 잠자고 있던 말초 모세혈관의 운동이 활발해져 피하지방을 포함한 몸속의 지방 연소를 촉진해 살이 더 잘 빠진다.

 

천천히 달리면 근육 수축은 느리지만, 지구력이 뛰어나고 피로물질인 유산이 잘 쌓이지 않는 ‘지근’을 사용해 힘들지 않게 오랜 시간 운동할 수 있다. 또한 평소 잘 쓰지 않는 전경골근, 대퇴부 전면, 대요근을 단련할 수 있다.

 

고령자가 아니어도, 비만이라면 슬로우 조깅부터 해 보는 게 좋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은 달릴 때 무릎에 강한 하중이 가해져 관절과 연골에 부담이 갈 수 있다. 비만이 아닌 사람은 빨리 달리고 난 후에 정리 운동으로 슬로우 조깅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