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 정희원 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인지 예비능은 뇌 통장 잔액 모두가 두려워하는 병 ‘치매’.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다는 점이 치매의 가장 무서운 점이다. 안타깝게도 확실한 치매 치료제는 없지만, 예방은 가능하다. 바로 '인지 예비능' 기르기를 통해서이다. 인지 예비능은 뇌 인지 기능의 여유분이다. 이해하기 어렵다면 통장 잔액을 떠올려 보시라. 통장에 돈이 많은 사람은 큰 지출에도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생계에 위협을 받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평생 다양한 방법으로 몸과 머리를 사용해 인지 기능을 키우면 인지 예비능이 높아진다. 인지 예비능이 높은 사람은, 치매의 원인인 아밀로이드 병변이 쌓인 끝에 뇌가 쪼그라드는 상황이 오더라도 치매로까지 발전하지 않는다. 뇌를 어떻게 사용했는지와 치매 발병률이 관계가 있다는 것은 다수의 연구로도 입증된 바 있다. 미국 애리조나 대학의 로스 앤델 팀 연구에 따르면, 사람을 관리·상담하거나 고객을 접대하는 등 대인 업무에서 일하는 종사자나 정보를 수집하고 분류·분석하는 일을 하는 종사자는 낮은 수준의 인지 기능을 사용하는 직종의 사람에 비해 치매 발생률이 평균 22% 낮았다. 에밀리 로갈스키 교수
한국헬스경제신문 | 정희원 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맨발 걷기가 유행이다.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에 따르면, 맨발 걷기 저변 인구는 150만 명에 달한단다. 지자체에서도 야단이다. 맨발 걷기 관련 조례만 100개가 넘게 제정됐고, 전국 230여 곳에 맨발 걷기용 길이 정비되었다고 한다. 맨발 걷기 열풍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필자는 걷기라서 그렇다고 본다. 걷기처럼 접근이 쉬운 운동은 드물다. 아무리 운동에 소질이 없다고 해도 걷는 것은 할 수 있다. 헬스장에 가지 않아도 되고 장비도 거의 필요 없다. 기껏해야 좋은 운동화 정도면 된다. 맨발 걷기는 이마저도 필요 없어서 인기가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걷기는 좋은 운동이다. 단, 현 건강 상태를 유지한다는 차원에서만 그렇다. 더 건강해지려면 걷기 만으로는 부족하다. 운동 효과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운동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걷기는 ‘이동 활동’으로 분류되어 있고, 필자가 보기에도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활동’ 정도일 뿐이다. 걷지도 않으면 순식간에 침상 생활을 하게 될 수도 있으므로 현 상태를 유지해 준다는 의미이며, 걷기만으로는 100세까지 걷는 몸을 만들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운동 관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