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병, 저런 병] ①귓속에도 무좀이 생긴다고?

‘귀 무좀’으로 불리는 ‘외이도 진균증’
냄새, 통증 수반...청력에 이상도
평소 귓속을 잘 말려야 예방 가능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이상하게 귀에서 자꾸 냄새가 난다. 귀가 자주 가렵고 귀지도 많이 생긴다. 그러다가 귀가 먹먹해지고 통증이 느껴진다.

 

그렇다면 일명 ‘귀 무좀’이라고 불리는 ‘외이도 진균증’(外耳道真菌症)을 의심해봐야 한다.

 

귀는 크게 외이도, 중이, 내이로 나뉘는데, 그중 외이도는 귀의 입구에서 고막까지의 터널을 말한다. 이곳에 ‘칸디다’, ‘아스페르길루스’와 같은 곰팡이가 번식하는 게 ‘외이도 진균증’이다.

 

외이도는 두께가 0.1~0.2밀리로 매우 얇다. 면봉이나 귀이개로 과도하게 문지르다보면 상처가 나고, 피부의 보호벽 기능이 떨어져 질퍽한 삼출액이 나온다. 외이도는 환기도 잘 안 되고 습기도 있는 부위여서 곰팡이 번식에 좋은 고온다습한 환경이 만들어진다.

 

수영이나 물놀이를 자주 하거나, 이어폰을 장시간 혹은 자주 사용하다 보면 귀에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 그런 사람이 사용했던 귀이개나 이어폰을 사용하면 전염이 될 수 있다.

 

 

외이도 진균증은 초기에는 염증, 가려움, 먹먹함, 귀지 증가 등의 증상을 보인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고 염증이 생겨 귀에서 진물이 나오며 냄새가 나기도 한다. 귀지를 팠는데 냄새가 역하게 난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 오래 방치하면 청력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

 

귀가 무척 가렵거나 통증이 느껴진 사람을 진찰해보면 하얀 곰팡이의 균사나 검은 포자가 면화처럼 붙어있는 것이 보인다.

 

외이도 진균증을 예방하려면 먼저 귓속이 습해지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머리를 감거나 목욕을 한 후 귀가 젖었다면 부드러운 티슈로 물기를 닦아내거나 드라이기의 바람을 약하게 해서 멀리서 귀를 말리는 게 좋다.

 

귀를 너무 꽉 막는 이어폰도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어폰의 고무마개는 자주 소독하거나 교체해 준다.

 

면봉이나 귀이개로 귀를 자주 파는 건 외이도에 자극을 주어 좋지 않다. 귀이개를 사용할 때는 잘 소독해서 쓰고 면봉은 귓바퀴나 귀의 입구만 닦아주는 용도로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외이도 진균증은 중이염, 고막염이 있는 사람에게 잘 발생한다. 염증 때문에 진물이 생기면 귓속이 습해지고 곰팡이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자연 치유될 가능성은 극히 낮아서 이비인후과에 가야 한다. 곰팡이균을 없애는 항진균제 연고 등을 사용해 치료하는데 조기에 치료하면 1~2주 이내에 치유가 가능하다. 재발이 잦다. 만성적이면 레이저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