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적지 않은 애연가들이 내년부터는 담배를 끊어볼까 고민하고 있을 시기다.
그런데 수십 년 흡연한 사람들은 “이제 와서 금연한다고 무슨 건강상 효과가 있겠어”라며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
오랜 흡연자가 담배를 끊을 때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까. 나타난다면 언제부터일까.
이 문제에 대한 연구가 있었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미국, 캐나다, 영국, 노르웨이 등 4개 국 성인 150만 명(20∼79세)을 대상으로 1974년∼2018년 사이에 진행된 방대한 연구다. 연구팀은 이들의 생사와 건강자료를 15년 추적 조사했다.
결론은 이렇다. 담배는 어느 나이에 끊어도 늦지 않으며 금연 효과는 빠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어느 나이에 담배를 끊든 10년이 지나면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은 사람과 기대수명이 거의 같아지며 이러한 금연 효과의 거의 절반은 금연 후 3년 안에 나타났다.
40세 이전에 담배를 끊으면 담배를 전혀 피운 일이 없는 사람과 기대수명이 거의 같았다.
어느 나이에 담배를 끊든 기대수명은 길어졌다. 담배를 끊은 지 3년이 안 된 사람도 기대수명은 최대 6년 길어졌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흡연자들은 대부분 중년이 되면 이제 담배 끊기가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지만, 담배는 언제 끊어도 절대 늦지 않으며 금연 효과는 빨리 나타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담배 계속 피우면
연령, 교육 수준, 음주, 비만 등 다른 변수들을 고려했을 때 현재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사망 위험이 담배를 전혀 피운 일이 없는 사람보다 여성은 2.8배, 남성은 2.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대수명 중 12∼13년을 잃는 것에 해당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전에 담배를 피우다 끊은 사람은 담배를 피운 일이 없는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30% 높았다.
비슷한 연구가 최근에 발표됐다. 30일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팀은 보건부의 의뢰를 받아 최근 의료자료들을 분석한 결과, 담배 한 개비를 피울 때마다 남자는 기대수명이 17분, 여자는 22분, 평균적으로는 20분이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0년에 발표됐던 추청치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20개비 담배 한 갑이 7시간의 기대수명을 갉아먹는 셈이다.
2000년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에 실린 연구논문은 흡연자가 담배 한 개비를 피울 때마다 기대수명이 11분 줄어든다고 분석한 바 있다.
연구팀은 하루 10개비를 피우는 흡연자가 내년 1월 1일부터 금연하면 불과 8일 만에 기대수명을 하루 연장할 수 있고, 연말까지 1년간 금연하면 50일 정도의 기대수명 연장 효과가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