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100명 중 1∼2명꼴 ‘조기 폐경’…“당뇨병 위험 높여”

국내 폐경 여성 112만 명 분석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폐경은 자연스러운 신체 변화 과정으로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에 시작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40세 이전의 이른 나이에 폐경하는 여성들도 있다. 조기 폐경이다.

 

조기 폐경이 여러 가지 건강상 문제를 일으킨다는 건 여러 연구에서 보고됐다. 골다공증이나 심혈관계질환 등과 연관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조기 폐경이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남가은 교수,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준365의원 고병준 원장 공동 연구팀은 2009년 국가건강검진 당시 당뇨병(2형)이 없었던 30세 이상의 폐경 후 여성 112만 5378명을 2018년까지 평균 8.4년 추적 관찰한 결과 조기 폐경이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이는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19일 밝혔다.

 

이 연구에서 한국 여성 폐경 연령은 50세 이상이 64.9%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45∼49세 27.6%, 40∼44세 5.8%, 40세 미만 1.7% 순이었다. 100명 중 1∼2명이 조기 폐경하는 셈이다.

 

연구팀은 생활 습관, 심혈관대사질환 위험인자, 정신건강, 생식 관련 요인을 보정한 후 폐경 연령에 따른 당뇨병 발생 위험을 비교 분석했다.

 

조기 폐경 여성은 조기 폐경이 아닌 여성에 비해 당뇨병 발생 위험이 평균 13%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조기 폐경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이른 폐경에 속하는 40∼44세 폐경 여성도 같은 조건에서 당뇨병 위험이 3% 높았다.

 

조기 폐경 여성의 경우 체질량지수(BMI)가 18.5 미만이거나 우울증이 있으면 당뇨병 발병 위험을 각각 54%, 28%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조기 폐경으로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없는 기간이 길어져 노화가 빨라지고 체내 DNA 손상 등을 통한 대사 기능 장애가 조기에 유발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조기 폐경 여성이라면 당뇨병 위험이 높을 수 있는 만큼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등 생활 습관 관리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의학협회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근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