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인공지능(AI)으로 우울증 등 정신건강 위험 신호를 포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울·자살 위험을 AI로 예측하는 전 세계의 첫 연구다.
서울대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준영·노경진 교수, 한남대 상담심리학과 박수미 교수 연구팀은 환자의 언어에서 우울 및 자살 위험을 예측하는 분석 연구를 세계 최초로 수행했다.
해당 연구는 의학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5월호에 게재됐다.

지금까지 국내외를 통틀어 대규모 환자 개개인의 고유한 서술형 심리검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울·자살 위험을 AI로 예측한 사례는 없었다.
연구팀은 보라매병원을 방문한 환자 1064명이 응답한 문장완성검사(Sentence Completion Test, SCT) 데이터를 활용해 총 5만2000건이 넘는 서술형 문장을 분석했다.
분석에는 최신 대형언어모델(GPT-4o, Gemini 등)과 텍스트 임베딩 기반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적용됐다. 그 결과, 모든 AI 모델이 우울·자살 위험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했으며, 특히 ‘자기개념(self-concept)’과 관련된 문항에서 가장 뛰어난 예측 성능을 보였다.
이는 상용 LLM이 정신건강에 특화되지 않았더라도 특정 주제에 초점을 맞춘 언어 데이터를 활용하면 임상적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노경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이 환자의 서술적 보고를 기반으로 우울과 자살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고, 임상 적용 가능성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정신 질환과 집단으로 연구를 확장해 조기 진단과 예방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