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봄에 시계를 한 시간 앞당겼다가 가을에 표준시로 되돌리는 서머타임(일광절약시간제)을 폐지하면 미국에서 연간 260여만 명의 비만과 30여만 명의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제이미 자이처 교수팀은 16일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서머타임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시뮬레이션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전국 카운티(군)별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데이터를 이용해 관절염, 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관상동맥질환, 우울증, 당뇨병, 비만, 뇌졸중 등의 변화를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서머타임을 폐지하고 영구 표준시를 도입할 경우, 비만 전국 유병률이 0.78% 낮아지고, 뇌졸중 발생도 0.09%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시계를 1시간 앞당긴 서머타임을 표준시로 고정하는 영구 서머타임의 경우 비만은 0.51%, 뇌졸중은 0.09%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팀은 이는 효과가 작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영구 표준시의 경우 매년 비만 환자 260만 2800여명, 뇌졸중 30만 6900여명이 줄고, 영구 서머타임도 비만 170만 5400여명, 뇌졸중 22만여 명이 감소하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자이처 교수는 “이 연구는 현재 표준시를 고정하거나 서머타임을 고정하는 게 1년에 두 번 시간을 바꾸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일주기 관점에서 서머타임은 최악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스웨덴에서는 서머타임 시행 후 며칠간 심근경색 발생이 약 5% 증가한 연구가 있으며, 미국에서도 서머타임 시행 후 며칠간 치명적 교통사고가 약 6% 증가한 연구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서머타임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임기 내 미국에선 서머타임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서머타임은 낮 시간대를 활용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경제 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에서는 애리조나와 하와이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실시하고 있다.
다만 매년 3월과 11월 두 차례 시간을 조정하는 번거로움과 사회적 비용, 수면 시간 변화에 따른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존폐를 놓고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의회에서 수차 일광절약시간제를 영구화하는 법안이 발의됐으나 실제 통과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