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우주 제약’이란 분야가 있다. 우주 환경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고 의약품을 제조하는 것을 말한다.
우주에서는 미세중력 덕분에 지구에서는 어려운 단백질 구조 분석이나 고순도 약물 제조 가 가능하다. 우주 환경 자체가 하나의 자원이 되는 셈이다.
우주 제약의 포문을 연 건 글로벌 제약사 머크다.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개발한 이 회사는 2017년 항암제 주성분 ‘펨브롤리주맙’을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보내 단백질 결정 최적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무중력 환경에서 더 균일하고 점도가 낮은 결정이 형성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머크는 이에 힘입어 키트루다 피하주사(SC) 제형을 개발했다. 키트루다 SC는 올해 미국과 유럽 등에서 허가됐다.
일라이 릴리는 항공우주 제조업체 레드와이어와 함께 만성 질환 등에 중점을 두고 우주에서 신약 개발을 추진한다.
아스트라제네카도 나노입자와 무중력상태를 이용한 신규 약물 전달 기법과 물질 개발을 진행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누리호 4차 발사가 성공하면서 향후 한국 우주 산업의 핵심 분야가 될 ‘우주 제약’이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기업도 우주 제약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우주 의약 전문기업 스페이스린텍은 이번 누리호 4차 발사 때 우주 미세중력에서 단백질을 결정화하는 실험용 큐브위성 ‘BEE-1000’을 실어 보냈다. 이 회사는 9월에는 자체 개발한 우주 의약 연구 모듈 ‘BEE-PC1’을 ISS로 보내 지난달 자동 단백질 결정화 실험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우주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도 스페이스린텍, 우주탐사 기업 인터그래비티테크놀로지스와 우주 신약 개발 분야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보령제약은 미국 우주 기업 액시엄스페이스와 암, 노화, 정신질환 등 분야 신약 개발을 추진 중이다.
경상국립대학교 약학대학·약학연구소 연구팀은 최근 한국임상약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에서 “우주 환경에 특화된 약물 안정성 평가, 최적 투여 전략 수립, 약물 상호작용 모니터링 및 부작용 관리는 필수적”이라며 “이는 기존 우주 의사의 역할과 차별화되는 임상 약사의 전문 영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