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성관계의 빈도가 폐경의 시기에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서는 여러 연구가 있었다.
최근 영국왕립학회 오픈 사이언스(Royal Society Open Scienc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성관계를 자주 하는 여성이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폐경의 시기가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런던대 연구진은 45세 여성 3000명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연구에서 얻은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10년 동안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건강과 라이프스타일, 특히 지난 6개월 동안의 성적 활동에 대해 설문 조사를 했다.
그 결과, 모든 연령대의 여성 중 매주 성생활(삽입성교, 구강성교, 애무, 자위 등 포함)을 하는 여성은 한 달에 한 번 이하로 성생활을 갖는 여성에 비해 조기에 폐경을 맞이할 가능성이 28%나 낮았다.
매달 성관계를 갖는 여성은 성관계 빈도가 낮은 여성에 비해 폐경을 겪을 가능성이 19% 낮았다.
에스트로겐 수치, 체질량 지수, 흡연 습관, 첫 월경 주기 나이 등의 요소를 조정한 후에
도 이러한 연관성은 일관되게 유지됐다.
연구가 끝날 무렵 참여자의 45%가 폐경에 접어들었는데 평균 연령은 52세였다.
연구진은 남성과 함께 사는 것이 폐경의 시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도 조사했지만 상관관계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 저자인 매건 아노트 박사는 “성 활동 감소로 인해 임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신체가 배란 과정에 에너지를 분배하는 것이 유익하지 않다고 생각해 폐경이 일찍 찾아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이론은 ‘할머니 가설’(Grandmother Hypothesis)로 불린다.
신체가 성관계를 감지하면 임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배란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를 계속 쏟지만, 성관계가 거의 없으면 신체가 더 이상 생식에 에너지를 쓸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폐경을 앞당길 수 있다는 가설이다. 여성이 더 이상 임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본인의 번식보다는 손주를 돌보는 데 에너지를 할당하도록 신체가 변화(폐경)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연구 결과가 “성관계를 많이 하면 무조건 폐경이 늦춰진다”는 인과관계를 완벽히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폐경 시기는 복합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어머니의 폐경 시기와 유사한 유전적 요인이 있고, 흡연도 폐경을 1~2년 정도 앞당기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체질량지수(BMI), 난소 수술 이력, 항암 치료 등도 영향을 준다.
아무튼 규칙적인 성생활이 신체에 생물학적 활력을 주어 폐경 시기를 늦추는 데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