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젠더

여성 10명 중 2명, ‘친밀한 관계’ 폭력 피해 입었다

성평등부, ‘2025년 여성폭력통계’ 발표
정부, 친밀 관계 살인·치사·폭력 첫 집계
작년 친밀관계 살인·치사로 219명, 폭력으로 5만 7973명 검거
평생 여성폭력 피해 경험률 36%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성평등가족부는 30일 제15차 여성폭력방지위원회를 열고 ‘2025년 여성폭력통계’를 발표했다. 이 통계는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 따라 3년마다 성평등부가 공표하는 것으로 2022년 이후 두 번째다.

 

여성폭력기본법에 의하면 ‘여성폭력’이란 신체적·정신적 안녕과 안전할 수 있는 여성의 권리 등을 침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가정폭력·성폭력·성매매·성희롱·지속적 괴롭힘 행위 등이 해당한다.

 

특히 이번 통계에는 범죄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세분화해 친밀한 관계(사실혼 포함 전·현 배우자, 전·현 애인 등)에서 벌어진 살인·치사·폭력에 대한 현황 통계가 최초로 집계됐다.

 

친밀한 관계에서 당한 여성폭력 피해 경험률은 19.4%였다. 가해자는 남성이 75.7%, 여성이 24.3%였다.

 

친밀한 관계의 폭력 중 피해자가 배우자(전·현·사실혼 포함)인 경우가 61.7%이고, 교제 관계인 경우는 38.3%였다. 이때 배우자가 가한 폭력 유형은 폭행·상해 75.5%, 협박·공갈 70%, 손괴 67.2%로 비교적 비슷한 비율을 보인 반면, 교제 관계에서의 범죄 유형은 디지털성폭력이 무려 94.6%로 압도적이었다.

 

친밀한 관계를 살해하거나 폭행·상해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강력범죄도 늘었다. 친밀한 관계에서의 살해(미수 포함)·치사로 검거된 인원수는 지난해 219명으로 전년 205명과 비교해 6.8% 증가했다. 범죄자의 75.8%는 남성으로 여성보다 3배 이상 많았다. 남성 범죄자 중 61세 이상이 34.3%로 가장 많았다.

(성평등가족부)

 

친밀한 관계에게 폭력을 행사해 검거된 인원은 지난해 5만7973명으로 2023년 대비 7.5% 줄었다. 범죄 유형은 폭행·상해(58.6%)가 가장 높았고 스토킹(11.2%), 협박·공갈(10.1%) 순이었다.

 

스토킹 범죄는 3년 연속 증가해 지난해 1만3,533건으로 전년보다 12.3% 늘었다. 스토킹 범죄의 절반 이상(54.2%)이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했고, 범죄자가 전·현 애인인 경우가 43.2%에 달했다.

 

스토킹 가해자는 남성이 76.2%, 여성 23.8%였다. 다만 최근 3년간 여성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남성 스토킹 범죄자는 19∼30세가 22.6%로, 여성은 31∼40세가 23.4%로 가장 많았다.

 

한편, 여성의 36.1%는 살면서 한 번이라도 여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유형별로는 ‘성적 폭력’ 경험률이 19.5%로 가장 높았고, ‘정서적 폭력’(17.8%), ‘신체적 폭력’(15.8%), ‘통제’(5.2%)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여성폭력 피해 경험률은 7.6%였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범죄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기준 만 20세 이하 아동·청소년 10만 명당 성폭력 범죄는 178.7건으로 전년(165.2건) 대비 8.2% 늘었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 범죄자 특성을 보면 2023년 기준 19∼30세가 43.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범죄자의 70% 이상이 40세 이하 젊은 층이었다.

 

범죄자는 ‘인터넷에서 알게 된 사람’이 36.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전혀 모르는 사람’ 29.3%, ‘기타 아는 사람’ 20.8%, ‘보호 관계에 있는 사람’ 7.3% 순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통계는 성평등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