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영양

[건강상식 허와 실] ⑭전자레인지가 음식의 영양소를 파괴한다?

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많은 사람들이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조리하면 영양소가 파괴된다고 믿는다.

 

과연 그럴까? 음식마다 조리법마다 조금은 다르긴 하지만 정답은 "아니다"에 가깝다.

오히려 전자레인지 활용은 음식이나 야채의 영양소를 잘 유지하는 훌륭한 조리법이다.

 

전자레인지는 마이크로파를 발생시켜 음식을 데운다. 마이크로파가 음식에 투사되면 음식 속 물 분자가 마이크로파의 에너지를 흡수하고 이를 열로 변환시킨다. 이 열은 음식 내부에서 분자들을 진동시켜 음식이 빠르게 가열된다. 이 때문에 삶거나 튀기는 것에 비해 영양 손실이 적으며, 수분을 쓰지 않고 가열하기 때문에 비타민 C같은 수용성 비타민이 많이 손실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2014년 미국 케이블 방송국 터너 브로드캐스팅의 라이프스타일 방송 ‘업웨이브’(Upwave)에서는 식품을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영양소가 파괴된다는 소문이 진실인지를 시험해봤다.

 

그 결과 영양소 손실은 걱정할 정도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음식에 물을 약간 넣어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어떤 조리법보다 비타민과 무기질을 많이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금치를 가스레인지로 조리하면 엽산의 70%가 빠져나갈 수 있다고 하지만, 전자레인지에는 물이 조금 사용되기 때문에 엽산 손실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물에 채소를 빠뜨려 지나치게 오래 가열한다면 영양소가 상당량 빠져나갈 수 있다.

 

 

전자레인지를 통한 브로콜리의 영양 손실을 조사한 한 연구는 조리 시간과 온도, 브로콜리가 물에 담겨 있었는지 등에 따라 손실량이 달라졌다. 조리 시간이 짧으면(1분), 영양 성분이 손상되지 않았다. 심지어 찌거나 전자레인지를 사용했을 때는 심장병 위험을 줄여준다고 알려진 플라보노이드의 함량이 늘었다. 하지만 끓일 때 넣는 만큼 많은 물을 넣고 브로콜리를 전자레인지에 돌려보니 플라보노이드는 감소했다.

 

4년전에 발표된 한 연구는 냉동 간편식을 가지고 전자레인지와 오븐으로 조리했을 때의 영양 수준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유일한 차이점은 전자레인지로 조리한 식품에 비타민 C가 약간 더 많다는 점뿐이었다.

 

​지난해 발표된 한 최신 연구에서도 전자레인지는 좋은 조리법으로 평가됐다. 연구진은 여러 가지 채소를 놓고 끓이거나 찌고, 전자레인지로 조리했는데 전자레인지가 영양소 유지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영양소를 더 많이 보존할 수 있다고 분명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각 식품의 조직과 함유 영양소가 다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전자레인지에 음식을 조리해도 별다른 이상은 없다는 것이며 식품에 따라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전자레인지를 쓸 때는 반드시 전자레인지 전용 용기를 사용해야 한다. 특히 전자레인지에 사용하면 안 되는 플라스틱을 사용하면 환경호르몬 물질이 나와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알루미늄 포일이나 금속 용기도 사용하면 안 된다. 전자파가 투과하지 못하고 반사되어 화재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용기에 담아 조리할 때 밀봉한 상태로 데우면 용기가 폭발할 수 있으므로 뚜껑을 조금 열고 사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