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흡연자들에게 새해 다짐의 단골은 금연이다. 그런데 특히 나이 든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있다.
“영국 총리 윈스톤 처칠은 평생 시가를 물고도 90세까지 건강하게 살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이런 일부 예외적인 사례를 마치 일반적인 것처럼 확대 해석하는 것은 크나큰 오해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박재갑 전 국립암센터 원장은 “건강한 고령 흡연자라고 해도 그가 건강하다는 객관적인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 노인이 금연했다면 더 오래 살았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나이가 든 애연가들은 “이제 와서 담배를 끊는다고 나빠진 건강이 얼마나 좋아질까” 라고 반문한다.
정말 그럴까. 골초라도 당장 금연을 시행한다면 건강 효과가 나타난다.
전문가들과 그간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금연 20분 후엔 심박수와 혈압이 정상화되고, 12시간이 지나면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정상 수준으로 돌아온다.
2주 후에는 혈액순환이 개선되고 폐 기능이 향상되며, 한 달이 지나면 기침과 숨 가쁨이 줄어들고 폐 감염 위험도 감소한다.
금연 1년 후에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5년 후에는 구강암, 식도암, 방광암의 위험이 절반으로 감소한다. 10년 후에는 폐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절반으로 줄고, 췌장암과 인두암 발생 위험도 현저히 낮아진다는 연구가 있다.
확인된 흡연의 피해에 대한 의학적 연구는 차고 넘친다. 흡연해서 건강해졌다는 연구는 단 한 건도 없다.
담배가 건강에 가장 해로운 건 타르, 니코틴, 일산화탄소(CO) 3가지 성분 때문이다. 이중 타르가 가장 위험하다. 약 20여 종의 A급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
타르는 70%가량이 폐로 들어가 혈액에 스며들어 우리 몸의 모든 세포와 장기에 피해를 준다. 담배 한 개비를 피울 때 흡입되는 타르의 양은 대개 10㎎ 이내지만, 하루에 한 갑씩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 1년간 노출되는 타르를 모두 모은다면 유리컵 하나에 꽉 찰 정도다.
전자담배도 건강에 해롭기는 마찬가지다. 담배제조사들은 가열담배가 연기를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에 유해 물질을 적게 생성한다고 주장하지만,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는 전혀 없다. 오히려 타르와 니코틴 함유량이 일반 담배에 견줘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