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젠더

임신할 수도 있고 임신을 시킬 수도 있는 '인터섹슈얼'

중국 남성, 남성과 여성 생식기 모두 갖고 태어나
첫째에겐 엄마, 둘째에겐 아빠

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남녀 생식기를 모두 가진 중국 여성의 이야기가 중국 언론에 보도됐다. 그는 인생 전반기를 여성으로 살면서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됐지만 인생 후반기에는 남성으로 살면서 아이의 아빠가 됐다.

 

6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남서부 출신의 류씨(59)는 신분증에는 여성으로 표기돼 있지만 현재 남성으로 살고 있다.

 

류씨는 인생 전반기에는 여성으로 살았지만 항상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남성의 옷을 입는 걸 좋아했으며, 여자 화장실을 이용하면 오해받기 일쑤였다고 한다.

 

그는 두 번의 결혼을 했다. 첫 번째 결혼에서 아들을 낳았고, 두 번째 결혼에서는 여성과 결혼해 아들을 낳았다. 첫째 아이에게는 엄마가, 둘째 아이에게는 아빠가 되는 것이다.

 

류씨는 호적상 성별이 여성이어서 동성 간의 결혼이 불법인 중국에서 혼인신고가 불가능했다. 이에 류씨는 결국 첫 번째 남편에게 둘째 아이의 엄마와 혼인신고 해줄 것을 부탁하고, 아들의 양육비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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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섹슈얼

 

류씨처럼 남성과 여성의 생식소(여성의 난소와 남성의 고환)를 모두 갖추고 있는 사람을 ‘인터섹슈얼(intersexual, 간성)’이라고 한다.

 

대부분 유전적으로 여성의 성염색체 배열(XX)을 지니지만 일부 소수는 남성의 성염색체 배열(XY)을 갖거나 둘 모두를 지니기도 한다. 별도의 난소와 정소를 각각 갖고 있다면 정소가 신체의 오른쪽에 난소는 왼쪽에 존재한다.

 

인터섹슈얼은 수정된 태아가 자궁 안에서 분화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현상이다. 염색체 이상으로 이러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단순 호르몬 과다나 결핍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전 세계 신생아의 약 1.7%가 이러한 특성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인터섹슈얼은 임신할 수도 있고 임신을 시킬 수도 있다.

 

과거에는 인터섹슈얼인 아이가 태어나면, 성기를 출생 시 부여된 성별과 일치시키거나 일치하지 않는 생식기관을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이가 자신의 성에 대해 스스로 선택할 수 있을 나이가 되었을 때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올림픽 같은 국제 경기에서 인터섹슈얼 선수는 늘 논란이 돼 왔다. 여성 경기에 출전해 우승하는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