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우리나라 여성 전업주부의 가사노동 가치가 연간 약 2800만원으로 추정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빨래, 요리, 청소, 돌봄, 장보기 등 무급 가사노동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 것이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27일 ‘가계생산 위성계정을 통해 본 여성의 무급 가사노동 가치’ 보고서를 통해 기혼 비취업 여성의 1인당 무급 가사노동 가치가 연간 약 2837만 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 통계청의 ‘생활시간조사’에서 산정한 ‘기혼 비취업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하루평균 7.03시간)에 가사노동 시간당 평가액(1만 1209원), 근로기간(월 30일, 12개월)을 곱해 산출한 수치다.
보고서는 “현재 무급 가사노동 가치는 시장대체비용법으로 산출하고 있지만 가사노동에 따라 취업에서 얻을 수 있는 소득을 그만큼 희생한다는 ‘기회비용법’으로 산출할 경우 추정치가 더 높게 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5년마다 발표되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전체 무급 가사노동 가치 491조원 중 여성의 무급 가사노동 가치는 356조원으로 72.5%에 이른다. 남성의 무급 가사노동 가치는 135조원으로 전체의 27.5%를 기록했다.
15세 인구 기준 1인당 무급 가사노동 가치는 949만 원으로 여성은 1380만 원, 남성은 521만 원이었다. 여성의 무급 가사노동 가치가 남성보다 2.6배 많은 것이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의 무급 가사노동 가치 구성 비중이 27.5%로 가장 컸고, 30~39세(23.1%), 40~49세(22.9%), 50~59세(18.3%), 15~29세(8.1%) 순이었다.
남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조금씩 늘어나 2004년 45분, 2009년 49분, 2014년 53분, 2019년 64분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조금씩 줄어 2004년 226분, 2009년 223분, 2014년 214분, 2019년 205분이었다.
보고서는 “현실에서 가사노동의 가치가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경우는 전업주부가 타인의 과실로 다치거나 사망했을 경우뿐”이라며 “맞벌이 여성의 가사노동 가치와 다른 가족 구성원이 가사노동에 동참할 경우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등의 문제를 적극 논의할 때 가사노동의 실질적 가치가 구체적으로 체감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