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축제는 미세먼지 폭탄…“대기질 최대 36배 나빠져”

고려대 등 연구팀, 서울과 부산 불꽃축제 오염도 분석
“관람 땐 마스크 쓰거나 멀리서 봐야 해”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폐 깊숙이 침투해 심혈관 및 호흡기, 장기 등에 영향을 미치며 각종 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로 확인됐다.

 

전 세계적으로는 매년 700만 명의 조기 사망이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와 관련돼 있다는 게 세계보건기구(WHO)의 분석이다.

 

해마다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에서 열리는 대규모 불꽃놀이 축제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린다. 앞으로는 꼭 마스크를 쓰고 관람하거나 멀리 떨어진 곳에 감상하는 게 좋겠다.

 

불꽃놀이가 주변 지역의 대기오염 농도를 크게 높여 잠재적인 건강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려대 보건환경융합과학부, 한양의대·아주의대 예방의학과 공동 연구팀은 2023년 서울과 부산에서 개최된 불꽃놀이 축제 당시 주변 대기오염 물질을 분석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5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23년 불꽃놀이 축제가 있었던 날을 기준으로 전후 1주일 동안 인근 측정소(서울 40개, 부산 31개)의 대기오염 농도 추이를 비교했다.

 

서울의 경우 2023년 10월 7일 오후 7시 반께 불꽃놀이가 시작되기 전만 해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좋음’(0∼15) 수준인 9∼12에 머물렀지만, 불꽃놀이 동안 계속 상승해 끝난 지 1시간 만인 오후 9시 반께는 31∼36배 높은 320을 기록했다.

 

미세먼지도 같은 양상이었다. 불꽃놀이 전에는 ‘좋음’(0∼30)에 해당하는 25 이하였지만 불꽃놀이 이후에는 371까지 치솟았다.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하는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의 ‘매우 나쁨’ 농도(각 76, 151)보다도 각각 4.2배, 2.5배 높은 수치다.

 

부산도 비슷했다. 불꽃놀이 축제가 시작되기 전만 해도 인근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13∼33으로 ‘좋음’에 해당했지만 행사 1시간 반 만에 241까지 상승했으며, 미세먼지 농도도 40에서 253으로 급격히 높아졌다.

 

나빠진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농도는 서울과 부산 모두 불꽃놀이 축제 종료 후 2∼3시간이 지나서야 정상을 되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팀은 행사주관 자치단체나 관람객 모두 갑작스러운 고농도 대기오염 노출에 따른 건강 위해성에 대한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불꽃놀이를 봐야 한다면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실내 또는 먼 거리에서 관람하는 걸 권유했다.

 

연구팀은 불꽃축제 동안 해당 지역 대기질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