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젠더

[Love&Sex] ⑨음경에 뼈는 없지만 ‘골절’은 있다

격렬한 성행위, 후배위 등에서 ‘음경골절’ 발생
즉시 수술하지 않으면 발기부전 등 부작용
수술만 제때 하면 합병증 없어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음경에는 뼈가 없다. 하지만 ‘골절’은 있다. 음경골절은 생각보다는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음경골절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만성발기부전 같은 후유증에 시달린다.

 

음경은 탄성이 있는 긴 음경해면체 내에 혈액이 가득 차면 굵어지고 딱딱해진다. 발기가 된 상태에서 귀두 방향으로 강한 힘에 의해 음경이 심하게 꺾이면 풍선 터지듯이 해면체를 둘러싼 ‘백막’이라는 게 파열된다.이 백막이 파열되는 것이 바로 음경골절이다. 백막이 파열될 때는 뚝 끊어지거나 터지는 소리가 난다.

 

음경골절은 어떨 때 발생할까. 대상외상학회지 논문에 따르면 성관계 중에 발생하는 경우가 61.1%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자위 행위 중(11.1%), 정력 증강을 위한 지압 중(5.6%) 순이었으며, 기타 외상(20.8%)도 많았다. 외상의 경우는 발기된 상태에서 잠이 덜 깨 화장실에 가다 문턱이나 변기에 부딪히거나, 침대에서 떨어진 경우 등이 보고됐다. 남성이라면 모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음경이 발기됐을 때는 음경해면체 백막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그 두께가 평상시 2mm이던 것이 0.5mm로 얇아져 외상에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성기에 수직 방향으로 과도한 외력이 작용해 음경해면체 내압이 약 1500mmHg 이상 상승했을 때 음경이 골절될 수 있다.

 

모든 체위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여성 상위 체위보다 남성이 성행위의 주체가 되는 남성 상위나 삽입이 어려운 체위, 특히 후배위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 주로 성행위가 격렬할 때 발생한다.

 

 

후배위에서 생긴 음경골절은 다른 체위보다 해면체 파열 정도도 심각하며, 요도 손상이 병합되는 중증인 경우도 많다. 자위로 인한 것보다 성관계 중에 발생하는 음경골절이 훨씬 심각하다.

 

음경골절은 48시간 이내, 혹은 가능한 한 빨리 수술을 하지 않으면 70~90%에서 발기부전을 비롯한 여러 합병증이 유발되는 응급질환이다. 즉시 응급실이나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찾아가야 한다.

 

음경골절 진단은 음경해면체 조영술, 음경 초음파, 자기공명영상장치 등을 쓴다.

 

48시간 이내 응급수술을 한 경우와 하지 않은 경우는 발기부전 등 합병증의 빈도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 수술만 빠른 시간 내에 적절히 하면 합병증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수술을 하지 않는다면 합병증으로 발기부전이 약 35%, 음경 만곡이 26~33%, 음경에 딱딱한 경결이 만져지는 경우가 약 50% 발생한다.

 

음경골절 수술은 우선 음경에 생긴 혈종을 제거하고, 불규칙한 파열면을 절제한 후 봉합하며, 항생제와 소염제를 투여하는 식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