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나이 들면 왜 허벅지, 허벅지 할까

허벅지에 전신 근육의 3분의2 몰려
허벅지아 종아리 근육이 건강과 삶의 질을 좌우

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현역 최고령 원로배우 이순재(90)씨가 15일 KBS 별관 공개홀에서 열린 ‘제37회 한국PD대상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는 배우 부문 수상자였다.

 

이순재씨 소속사는 “특별한 질환이 있다거나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리에 힘이 없어 거동이 불편한 상태”라며 “현재 재활 등으로 다리 힘을 키우면서 회복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순재씨 경우처럼 고령이 되면 가장 중요한 게 다리 근육이다. 다리 근육이 건강과 삶의 질을 좌지우지한다고 과언이 아니다.

 

허벅지 근육은 신체에서 가장 큰 근육 그룹 중 하나다. 전신 근육의 3분의 2 이상은 허벅지에 몰려 있다. 허벅지 근육은 우리 몸의 근육 중에서 당분을 가장 많이 저장하고 대사시키는 역할을 한다. 섭취한 포도당의 70% 정도를 소모한다.

 

허벅지 근육이 커질수록 같은 양의 식사를 해도 열량 소모가 많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허벅지 근육은 기초대사량을 높여 체중 관리를 하는 데도 직결된다. 근육이 많을수록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게 되어 비만 예방에 효과적이다. 노년층은 이 부위가 발달해야 같은 양의 영양소를 섭취하더라도 더 오랫동안 힘을 낼 수 있다.

 

허벅지 근육은 혈당 조절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근육이 많을수록 혈당을 더 잘 흡수하고 사용할 수 있어 당뇨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종아리 근육도 허벅지 근육만큼 중요하다. 종아리 근육은 원활한 혈액순환을 돕는다. 심장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발과 다리로 흘러온 혈액을 펌프질로 다시 심장으로 되돌린다. 종아리 근육이 걸을 때처럼 수축·이완을 반복해야 혈액을 원활하게 심장으로 밀어 올릴 수 있다. 이를 밀킹 액션(milking action)이라 한다. 젖소의 젖이 꽉 차면 손으로 압박해서 젖을 짜는 것과 같은 원리다.

 

다리에서부터 심장까지 혈류가 원만하지 못하면 하체에 혈액이 잔류하고 혈관에 압박이 커지면서 하지정맥류가 나타난다. 이러한 혈액 순환 저하는 냉증과 손발 저림, 두통과 근육통, 어깨와 목 결림, 면역 기능 저하 등 다양한 증상의 원인이 된다.

 

나이가 들수록 혈액 순환이 중요한데 노화로 자율신경이 약해지고 근육이 줄어들어 모세혈관이 줄고 혈액 순환도 느려지는 것은 건강 관리의 제1원칙이 무너지는 것이다.

 

 

그러나 허벅지, 엉덩이 등 대근육을 키워 놓으면 혈액 순환이 원활해져서 나이가 들어서도 질 높은 삶을 살 수 있다. 하체를 안정시키고 지지해 넘어질 위험을 줄인다. 특히 노년층에게는 낙상 예방이 매우 중요한데 튼튼한 허벅지 근육은 낙상으로 인한 부상 위험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허벅지 근육이 튼튼할수록 뇌 기능 및 구조가 더 잘 보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벅지 위쪽을 강화하는 운동은 새로운 뇌세포를 생성하는 데 필수적인 신경 신호를 촉발할 수 있다.

 

다리 근육을 키울 수 있는 운동으로는 걷기나 달리기, 스쿼트가 가장 효과적이다. 스쿼트는 옆구리, 허벅지, 엉덩이, 종아리 등 여러 부위에 자극을 주며 허벅지 안쪽 근육인 대퇴사두근을 단련시킨다. 대퇴사두근이 강해지면 무릎 연골을 보호할 수 있어 관절염도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