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남성의 자위 행위보다 훨씬 더 은밀하고 터부시되어온 게 여성의 자위다. 그럼 여성은 자위를 하지 않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자위에 대한 사항들이 남성 위주로만 공급돼 왔기 때문에 여성의 자위는 숨겨져 있었을 뿐이다.
2020년 여성신문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약 97%는 자위행위를 해봤고, 이 중 65%는 섹스보다 자위를 선호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78%는 10대 때 처음 자위를 했다고 밝혔다.
그렇듯이 여성의 자위 행위는 더 이상 금기나 숨겨야 할 행동이 아니다. 대다수 연구들에 따르면 여성의 자위 역시 신체 건강은 물론 심리적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남성들이 지나치게 긴장을 하면 발기가 안 되거나 사정을 너무 빨리 하는 것처럼, 여성도 파트너가 있는 경우에 오르가즘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다. 긴장감은 성적인 흥분이나 오르가즘을 저하하기도 한다.
여성의 성적 주체성이 강조되면서 여성 자위에 대한 인식은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되었다. 전문가들은 자위에 대한 올바른 정보가 여성의 건강과 성생활 모두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여성 자위의 효과를 정리하면 이렇다.
1. 다양한 신체적 효과
자위는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뇌에서 기분을 좋게 만드는 엔도르핀을 분비시킨다. 오르가즘에 도달하지 않더라도 심리적 안정과 긍정적인 감정을 유도할 수 있다. 스트레스 완화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됐으며, 뇌의 쾌락 관련 부위를 활성화시키는 작용이 있다.
자위로 얻는 오르가즘은 느끼면 생리통, 두통, 근육통 등 다양한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규칙적인 자위는 면역 글로불린A와 백혈구를 증가시켜 면역력을 높인다.
오르가즘을 통해 프로락틴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여 숙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자위를 하면 자궁경부에 힘을 주어 자궁경부암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월경 중 자위는 생리통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자위 시 혈액순환이 활발해지고, 말단부까지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원활해져 대사 작용이 좋아진다.
2. 정신적 정서적 효과
뇌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스트레스 수준을 낮춘다. 옥시토신 분비는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감소시키고, 이완을 촉진한다. 오르가즘은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여 쾌감을 증진시키고 우울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자위는 자신의 몸과 욕구를 이해하고, 성적 만족감을 얻는 과정을 통해 자존감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3. 성생활의 질을 높인다
자위를 통해 자신이 어떤 자극에 반응하는지 이해할 수 있고 이는 파트너와의 성생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위를 통해 자신감이 높아지고 성적 경험에 대한 편안함이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성생활의 만족도가 향상될 수 있다.
자위는 여성 불감증 치료의 첫 단계로 활용될 수 있으며, 성적 자극을 높여 오르가즘을 느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4. 폐경 이후 성 건강에도 효과
폐경 이후에도 자위는 질의 탄력 저하나 건조함으로 인한 통증을 완화하고 혈류를 증가시켜 조직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때 수용성 윤활제를 함께 사용하면 효과는 더욱 커진다.
5. 오르가즘이 목적일 필요는 없다
오르가즘에 도달하는 것이 자위의 유일한 목적은 아니다. 자위는 자기 몸을 탐색하고 다양한 감각을 인식하는 과정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성적 긴장 해소뿐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자극 방식을 찾는 데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절정을 향한 조급함은 오히려 만족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
여성의 자위는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 건강한 행위다. 자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안전하게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